제152화 허수정과 결혼한다고 약속해
강태훈은 순간 몸이 굳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김서원이 내민 휴대폰을 받아 들어 화면을 확인했다.
공지문은 눈부실 만큼 선명했고 문장 하나하나가 단호하고 가혹했다.
“대표님, 이건...”
“홈페이지 담당팀에 연락해서 지금 당장 이 공지 내리라고 해.”
그는 이미 직감했다. 하윤슬이 이걸 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무 연락이 없다는 건, 그동안 어렵게 쌓아 올린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뜻이었다.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었다. 강태훈은 결국 허수정 문제를 더 이상 끌지 말고 단칼에 정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이동 중, 여러 번 하윤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받지 않았다.
잠시 망설였지만, 문자를 보내는 것도 그만두었다.
지금의 상황은 단순한 오해 수준이 아니었다.
어머니가 이번에는 분명 아버지까지 끌어들였을 것이다. 그녀는 이제 완전히 결심한 듯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허수정을 며느리로 만들겠다는 결심.
왜 그렇게까지 집착하는지, 강태훈은 아직도 알 수 없었다.
지금껏 강태훈은 단순히 어머니가 허수정을 마음에 들어 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의 이 무모한 행동을 보니, 그 이면에는 분명 더 깊은 이유가 있었다.
이건 단순한 호감이 아니었다.
오늘 같은 벼랑 끝 선택은 오로지 자신을 굴복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정애가 허수정을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이런 일을 벌이지는 않을 터였다.
“대표님, 제가 하윤슬 씨에게 연락해서 이번 성명은 대표님과 무관하다고 설명해 드릴까요?”
“아니. 돌아가서 내가 직접 만나서 말할 거야.”
그는 짧게 답하며 눈을 감았다.
이 일은 단 몇 마디의 변명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앞으로 마주할 일들도 생각보다 훨씬 복잡할 것이 분명했다.
김서원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몇 년을 함께 일했지만, 지금처럼 강태훈의 표정이 어둡고 무거운 적은 없었다.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었고 그의 몸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흘러나왔다.
그 기류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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