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4화 강태훈과의 눈맞춤
“그건...”
“허수정 씨 물건 찾으러 오셨는데 더 방해하지 않을게요. 대표님 쪽에도 일이 많아서요.”
김서원은 허수정의 노려보는 시선을 무시한 채 말을 마치자마자 곧장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화난 허수정은 주먹을 꽉 쥐며 몸이 저절로 떨렸다.
‘그래, 이젠 모두가 날 우습게 보겠네. 김서원마저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 이래라저래라 해? 그래, 두고봐. 강태훈이 직접 나를 데리러 오는 날이 반드시 올 테니까.’
...
병원 병실에서 정선희는 침대에 누운 채 조용한 음악을 듣는 모습이 아주 편안해 보였다.
최지석이 그녀를 위해 특별히 찾아준 CD로 시중에서는 이미 구할 수 없었다.
“아주머니, 다리 좀 주물러 드릴까요? 요즘 학교 일이 많은 탓에 어깨도 뻐근하고 등도 아파서 마사지사 찾아갔는데 괜찮더라고요. 겸사겸사 몇 가지 기술도 배웠어요.”
최지석은 정선희가 불러서 이곳에 왔지만 하윤슬에겐 말하지 않았다. 그녀가 괜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귀한 대학 교수가 내 다리도 주물러 주나?”
정선희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그를 돌아보았다.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아무리 대학 총장이어도 아주머니 아랫사람이니 챙겨드리는 게 맞죠. 윤슬이는 바쁘고 할 일도 많은데 마침 제가 오늘 시간이 남아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벌써 손을 뻗어 정선희의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손놀림이 제법 전문적이었고 힘도 적당했다.
정선희의 얼굴에 드물게 미소가 스쳤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살피는 듯한 눈빛이었다.
“내게 잘 보여봤자 소용없네. 내 딸 마음이 어디 내 뜻대로 되나.”
최지석은 무기력하게 웃었다.
“오해하셨어요. 저는 윤슬이를 주하처럼 동생처럼 여기고 다른 생각은 이제 안 하기로 했어요.”
“허.”
정선희가 퉁명스럽게 콧방귀를 뀌며 그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남자가, 아무런 속셈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친절을 베푼다고?”
최지석도 반박하지 않고 계속 웃기만 하며 손을 멈추지 않았다.
정선희가 여전히 경계하며 떠보듯 건네는 말 속에 의도적인 조롱이 섞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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