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화 언젠가는 사모님으로
그래도 하윤슬에겐 제법 정중하게 대해서 상사의 귀한 애인에게 밉보이지는 않은 게 다행이었다.
김서원은 곧바로 법무팀으로 가서 조금 전 강태훈의 지시를 그대로 전했다. 다들 그 말을 처음 들었던 김서원 못지않게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님이 강우 그룹 본사의 법무팀 전체를 해체하는 걸 고려 중이라고요? 김 비서님이 잘못 들은 거 아니에요?”
이건 중요한 사안이었다.
강우 그룹은 지사마다 자체 법무팀을 두고 외부 로펌을 고용한 전례가 없었는데 하윤슬 한 사람 때문에 그 관례를 깨려고 하다니!
김서원이 가볍게 기침을 몇 번 하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여러분도 대표님의 뜻을 아셨죠? 강우 그룹에서 일할 때는 이것저것 신경 쓰지 말고 각자 맡은 일에 충실히 임하세요.”
“알겠어요. 대표님께는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네.”
김서원이 임무를 완성한 뒤 막 법무팀을 떠나려고 몸을 돌리던 순간, 어느새 나타난 허수정이 그곳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금 전 자신이 한 말을 그녀가 들었는지 확신할 수 없었던 김서원은 애써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허수정 씨.”
“물건 좀 가지러 왔어요. 퇴사할 때 가져가지 못했거든요.”
허수정은 김서원을 난처하게 하지도 않고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네, 그럼 전 바빠서 이만.”
김서원이 허수정의 옆을 지나치려던 순간 갑자기 그녀가 옆으로 몸을 돌리며 그의 앞을 막았다.
김서원은 깜짝 놀랐다.
“허수정 씨, 왜 그러세요?”
“태훈이가 정말 강우 그룹 법무팀을 해체하겠다고 했어요?”
“... 대표님 말씀을 제가 함부로 전할 수는 없죠.”
애써 침착한 척하던 허수정의 작은 얼굴이 김서원의 확신에 찬 대답을 듣자 마침내 균열이 생겼다.
강태훈이 하윤슬을 위해 회사 전체의 이익까지 뒤로 미룰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강우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 매 순간, 매 결정이 회사 미래의 발전과 직결되었다.
‘이런 것들에 비하면 하윤슬이 대체 뭐라고.’
그저 한낱 예쁘장한 비서일 뿐인데 허수정은 하윤슬이 대체 뭐가 좋은지 도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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