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화 남편을 믿고
남들이 보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윤슬이 강태훈의 사랑을 받는 건 다들 3대에 걸쳐 복을 쌓은 덕이라 생각하겠지만 정작 그녀의 마음속에는 무거운 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뭐로 강태훈에게 보답해야 할지 몰랐다.
하윤슬은 관계가 오래 지속되려면 최소한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위치를 동등하게 맞추는 건 어렵지만 들인 노력은 비슷하길 바랐다.
...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할 때, 강태훈이 일부러 하윤슬에게 문자를 보내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했다. 회의 끝나면 함께 집에 가자고.
하윤슬은 그 틈을 이용해 책상을 정리했다.
평소엔 너무 바빠서 자료 정리할 틈도 없었다. 어차피 서류가 어디에 있는지 본인만 알면 그만이니까.
정리를 마치고 휴대폰을 봐도 아직 강태훈의 답장이 없었다.
회의가 순조롭게 진행이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윤슬이 허리를 펴며 밖을 돌아다니려던 찰나 막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사람, 허수정과 마주쳤다.
허수정 역시 그녀를 만날 줄은 몰랐던 모양인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여기서 뭐 해요?”
“저는 강우 그룹 직원이니까 여기 있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그 말은 곧 사직한 당신이 여기에 나타나는 게 이상하다는 뜻이었다.
허수정은 불쾌한 듯 눈썹을 찌푸리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쪽이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요. 태훈 씨 부모님은 영원히 이길 수 없을 테니까.”
하윤슬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난 태훈이만 있으면 충분해요. 그렇게 많은 사람이 그쪽 편이어도 결국 그쪽은 태훈이와 함께하지 못했잖아요.”
“허.”
허수정은 사실 하윤슬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기에 말투에도 경멸이 묻어났다.
“그럼 태훈 씨 만나는 날을 소중히 여겨요. 비싼 것도 먹고 입고 싶은 브랜드도 많이 사고. 비록 결혼 후엔 나와 태훈 씨 공동 재산이 되겠지만 난 그런 일로 속 좁게 굴지 않아요.”
하윤슬은 그녀를 상대하기 싫어서 말하지 않았다.
이런 말다툼은 너무 무의미했다.
허수정은 계속 콧방귀를 뀌었다.
“태훈 씨 부모님이 오늘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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