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아무 말도 하지 마
강한석의 질문에 대답하진 않았지만 강태훈의 침묵이 모든 것을 말해줬다.
강한석은 입술을 꾹 다물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이 순간 그는 하윤슬이 돈 때문에 아들과 함께한 게 아니라는 걸 믿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그녀는 아내가 점찍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결국 아무 소용이 없었다.
...
하윤슬은 한적한 묘지를 골랐다. 어머니가 이젠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기를 바랐다.
병원 일을 마무리한 뒤 정선희의 시신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장례식장에 안치되었다.
강주하는 일부러 휴가까지 내고 왔다. 무표정한 하윤슬을 보자 가슴이 아파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윤슬아, 밥 안 먹었지? 오빠한테 좀 사 오라고 할 테니까 뭐라도 좀 먹어.”
하윤슬이 멍한 얼굴로 돌아보더니 억지로 미소를 쥐어짰다.
“괜찮아. 너랑 지석 오빠가 이렇게 와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다들 일이 바쁠 텐데.”
“무슨 그런 소리를 해? 당연히 와야지.”
강주하는 하윤슬의 손을 잡았다. 눈앞의 하윤슬이 언제라도 연기처럼 스르륵 사라질 것 같았다.
불과 몇십 시간 만에 사람이 이렇게까지 초췌해질 수 있을까?
바람이 살랑 불기만 해도 쓰러질 정도로 연약해 보였다.
“강태훈의 사람들이 요즘 널 찾아올 거야. 심지어 강태훈이 직접 와서 물어볼 수도 있으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
하윤슬은 강태훈을 잘 알았다. 그는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
몇 년이나 조용히 그녀를 좋아해 온 사람이라 분명히 끝까지 파헤치고 나서야 마음을 접을 것이다.
“윤슬아, 난 좀 이해가 안 돼. 강태훈의 보살핌을 받지 않고 떠나려는 이유가 뭐야?”
강주하는 강태훈의 곁에 머무는 게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다.
강씨 가문이 하윤슬을 또 건드릴 수도 있고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려면 강태훈을 이용하는 게 가장 쉬웠다. 그런데 왜 그를 피하지 못해 안달인 걸까?
게다가 지금 강태훈의 아이까지 가졌다. 그 사실을 알면... 강씨 가문에서도 그녀를 받아들일지 모르는데.
“우린 같은 길을 걸을 사람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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