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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그 사람과 마주칠까 두려워

하윤슬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양 과장은 상사와 통화 중이었고, 그녀를 발견하자 손짓으로 잠시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하윤슬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멀찌감치 서 있는 알박기 주민을 힐끔 쳐다보았다. 전에는 죽어도 사인하지 않겠다며 콧대를 쳐들던 사람이 이제는 태도를 바꿔 책임자와 정중히 협상 중이었다. “윤슬 씨.” 양 과장은 통화를 마치고 활짝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 “진짜 대단해요. 이렇게 어려운 일을 손쉽게 해내다니.” “전 그냥 이해관계가 있을 거라 짐작했을 뿐이에요.” 하윤슬은 눈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근데 기뻐하시기엔 아직 일러요. 진짜 귀찮은 일은 뒤에 있으니까.” “이미 사인까지 했는데, 무슨 일이 더 있다는 거예요?” “그렇긴 하지만... 우리 설계도는 수정한 적 없잖아요.” 이 알박기 주민은 분명 계속 리조트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고, 자신이 속았다는 걸 알게 되면 회사로 와서 항의할 게 분명했다. 심지어 리조트 개업식 때도 시위를 벌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만약에 허튼짓하면 바로 신고하면 돼요!” “과장님, 우준은 다른 도시와 달라요. 큰 사고가 나지 않는 한 경찰이 쉽게 나서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현지인이 TV에 나와 소동을 벌이면 우리 리조트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잖아요.” 양 과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윤슬 씨는 생각이 깊네요! 부대표님이 윤슬 씨가 꼭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고 하신 데는 다 이유가 있었네요.” “칭찬은 잠시 접어두시죠.” 하윤슬은 잠깐 생각을 한 뒤,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이건 어때요. 양 과장님이 저 사람과 단둘이 가벼운 화제로 얘기를 나누면서 녹음하거나 영상을 찍어두세요. 자발적으로 철거에 동의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거예요.” “저 사람한테 그런 위협이 먹힐까요?” “안 먹힐 거예요.” 하윤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증거자료는 저 사람을 위협하는 데 쓰는 게 아니라, 대중들의 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거예요. 철거에 반대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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