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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예전부터 알던 사이

“알겠어요.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일이 얽힌 문제라면 하윤슬은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엄마에게 간단히 한마디를 남긴 뒤, 그녀는 서둘러 택시에 올라 강우 그룹 본사로 향했다. 그곳은 그녀에게도 익숙지 않은 장소였다. 예전에 성산 그룹의 연말 파티가 이곳에서 열렸을 때, 그저 구경 삼아 잠시 들른 것이 전부였다. 본사 로비에 들어선 순간, ‘화려하다’는 말로는 도저히 부족한 압도적인 분위기가 그녀를 압박해 왔다. 천장에서 길게 내려오는 초대형 천연 크리스털 샹들리에는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할 만큼 눈부셨고 사방에는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고가의 골동품들과 유명 화가의 진품 그림들이 질서 있게 전시되어 있었다. 허수정의 말대로 12번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도착하자, 그녀는 곧장 ‘수석 변호사’라는 명패가 붙은 사무실 문 앞에 섰다. 그 이름 석 자와 직함만으로도 이 여자가 이 회사에서 얼마나 영향력 있는 인물인지 단번에 느껴졌다. “생각보다 빨리 왔네요?” 허수정은 이미 샤넬 원피스로 갈아입은 상태였고 과하지 않은 은은한 메이크업만으로도 충분히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하윤슬은 굳이 형식적인 인사를 나눌 생각은 없었다. 자신의 처지가 얼마나 애매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계약서가 벌써 나왔어요?” “네. 3팀의 진 과장이 꽤 급하게 밀어붙이더라고요. 그래서 법무팀에 속도를 좀 냈죠.” 허수정은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물 한 잔을 따라주며 말을 이었다. “원래 이런 중소형 프로젝트는 내 손에 들어올 일도 아니에요. 근데 태훈 씨가 특별히 윤슬 씨를 도와달라고 해서 내가 직접 계약서를 검토했죠.” 그녀가 ‘태훈 씨’라 부를 때마다, 그 말투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친밀한 기색이 스며 있었다. 마치 둘 사이엔 그 어떤 틈도 허용되지 않으며 누구도 감히 끼어들 수 없다는 듯한 단호한 뉘앙스가 배어 있었다. 하윤슬은 별다른 말 없이 고개만 조용히 끄덕였다. “앉아요. 계약서에 확정해야 할 세부 조항들이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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