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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아버지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우리 둘 사이 관계가 괜히 오해받을까 봐 그래.” 사실 강태훈은 대표가 된 이후 단 한 번도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없었다. 굳이 꼽자면 그동안 이름이 같이 언급된 사람은 단 한 명, 허수정뿐이었다. 그런 그가 출장 기간에 젊은 여비서를 대동하고 다닌다는 소문이라도 돌게 된다면, 말이 꼬리를 물고 퍼져나가는 건 시간문제였다. 어차피 자신은 김 비서와 함께 다니면 되었고, 익숙한 도시인 강주에서 길을 헤맬 일도 없었기에 굳이 강태훈 곁에 붙어 있을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강태훈은 그 점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우리 관계가 어쨌다고 오해받을 게 있지?” 그의 말투엔 거리낌도, 불편함도 전혀 없었다. 법적으로는 이미 부부이고 다만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을 뿐인데, 누가 뭐라고 한들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였다. 그러나 그 말은 하윤슬의 귀에 전혀 다르게 들렸다. ‘요즘 들어 유독 다정하게 굴고 일부러라도 사람들 앞에서 가까운 척하는 게 혹시 허 변호사랑 싸워서 그런 건가?’ ‘허 변호사를 자극하고 싶어서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하는 건가?’ 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더 불쾌하게 피부로 스며들었고 마치 도구처럼 취급받는 듯한 이 상황이, 이제는 점점 더 견디기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었다. 그가 부르면 나가야 했고, 필요할 땐 옆에 있어야 했다. 계약금까지 받은 입장에서 이 역할을 거부할 명분도 없었다. 결국 하윤슬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벌써 5~6년 만이었다. 마지막으로 강주에 왔던 건,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광현으로 떠나던 날 급히 짐을 챙기고 월세방을 정리하던 때가 마지막이었다. 지금의 강주는 완전히 다른 도시가 되어 있었다. 고층 빌딩들이 도심 곳곳에 우뚝 솟아 있었고 정보기술 산업의 급격한 성장 덕분에 수많은 테크 빌리지가 들어섰다.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경제 개발과 외자 유치에 주력한 결과 이제는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마주치는 일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그렇게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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