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흔들린 마음
하윤슬은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이었고 도무지 어떤 생각도 정리할 수가 없었다.
밤새 병원 복도에 서 있었던 탓에 두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납덩이를 달아놓은 듯 무겁고 아팠다.
더 이상 한 걸음도 옮기기 힘들어, 마침 눈에 들어온 조그만 아침 식당으로 들어가 대충 메뉴를 하나 시켜 자리에 앉았다.
주인아주머니가 달걀프라이와 우유를 들고 오더니, 그녀의 얼굴을 보곤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세상에, 아가씨 얼굴이 왜 이래! 피까지 났잖아. 얼른 닦아야지!”
그러곤 황급히 돌아가 소독약과 요오드를 들고 나왔다.
그제야 하윤슬은 휴대폰 화면을 켜 앞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았다.
정말 형편없기 짝이 없었다. 눈가 근처는 허수정의 손톱에 긁혀 상처가 났고 미간을 찌푸리는 사이 터진 곳에서 다시금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문득, 요 며칠 왼쪽 얼굴이 사나운 운세라도 겪는 듯 연달아 두 번이나 뺨을 맞은 걸 떠올렸다.
“아이고, 이거 아프지도 않아? 웃기는 왜 웃어?”
주인아주머니는 부지런히 약솜에 요오드를 묻혀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며 혀를 찼다.
분명 따갑고 쓰라려야 할 텐데, 하윤슬은 오히려 어딘가 쓸쓸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혹시 예쁜 얼굴만 믿고 정신이 좀 이상한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주인아주머니 눈에 스쳤다.
“감사해요. 이젠 제가 할게요.”
하윤슬은 조용히 약을 받아들고 시선을 테이블 위로 내렸다.
갓 놓인 달걀프라이와 우유, 강태훈이 아침마다 즐겨 먹던 것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 습관대로 주문했나 보다.
‘습관이란 게 이토록 무서운 거구나.’
순간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녀는 손도 대지 않고 약도 더 이상 바르지 않은 채 잠시 가만히 앉아 있다가 계산대에 아침값과 약값을 올려놓고는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택시를 불러 곧장 해솔재로 향했다.
옷이며 짐은 모두 그곳에 있었으니 강태훈과의 계약을 끊더라도 챙길 건 챙겨야 했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자 눈앞에 펼쳐진 건 바닥 가득 흩뿌려진 장미꽃잎이었다.
그 꽃길을 따라 들어가자, 거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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