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진태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자 윤천하는 어안이 벙벙했다.
“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놀라워요. 어떻게 인간이 이렇게 빠를 수가 있죠?”
윤천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영주는 그를 쳐다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들도 진태하를 이기지 못할 것 같구나.”
윤천하는 차에 올라타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진태하는 실력이 강해요.”
그는 영주한테 안전띠를 해주면서 진지하게 말했다.
“진태하와 겨룰만한 사람이 있어요.”
영주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설마 신봉도에 있는 그 사람을 말하는 거야?”
윤천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주는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신봉도에 있는 그 노인네는 백 년 넘게 살았어. 진태하는 고작 20대 초반이야.”
윤천하는 차에 시동을 걸면서 물었다.
“영주님, 진태하를 무척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혹시 진태하처럼 멋진 젊은이를 좋아하는 건 아니겠죠?”
윤천하는 늘 영주를 친한 형처럼 생각했기에 가끔 농담을 던졌다. 영주는 어이가 없어서 차갑게 웃었다.
“허튼 소리하지 말고 운전이나 똑바로 해. 나는 여자를 좋아한단 말이야.”
말을 마친 그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지갑 안에는 색이 바래진 낡은 사진이 한 장 들어 있었다.
그 사진은 절반이 넘는 부분이 불에 타서 형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다.
“그동안 왜 집에 돌아가지 않았는지 알아?”
영주는 사진 속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을 들여다보면서 물었다.
윤천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잘 모르겠어요. 영주님은 늘 이 사진을 꺼내보곤 했죠. 가족사진인가요?”
영주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영주로서 북부를 지켜야만 했어. 이 아름다운 강산을 지켜냈지만 하나뿐인 내 가족을 지키지 못했지. 북부에 간 첫해에 아내는 나한테 편지를 보냈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아이가 첫돌이 될 무렵에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어. 그런데 나를 맞이하는 건 가족이 아니라 폐허였지.”
그때 장면을 떠올린 영주는 갑자기 온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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