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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장 미치광이나 다름없다

“원래 살던 도시로 돌아가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다시는 못 보는 거 아니잖아?” 민서희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진조남을 달래주었다. “명절이 되면 이모한테 와서 놀아도 돼. 이모가 조아 데리고 맛있는 음식들도 실컷 먹이고 재미있는 곳도 구경시켜 줄게.” 순간 눈빛을 반짝거리는 진조남은 역시나 아직 어린이라서 그런지 곧 맛있는 음식들과 놀이들에 정신이 매료되었다. 민서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못 믿겠으면 삼촌한테 물어봐.” 진동연은 입꼬리를 올리고 답했다. “맞아. 나중에 삼촌이 직접 널 데리고 놀러 갈게. 약속 꼭 지켜.” 진조남은 그제서야 민서희를 놓아줬고 차에 오르기 전 민서희와 손을 흔들고 있었다. 민서희는 그 희미한 동작에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멀리 떠나자 진동연이 힐끗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 “서이준 씨는요?” “차를 가지러 가는 김에 아침을 사 오겠다고 했어요.” 진동연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저분이 옆에 있으니 마음이 놓이네요. 내일 제 결혼식에 지환이하고 호진은도 올 거니까 민서희 씨도 참석해 주세요. 근데 굳이 이 흙탕물에 뛰어들기 싫은 거라면 오지 말고 한성으로 얼른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민서희는 진지하게 말을 건넸다. “저 참석할게요.” 그 답이 의외인 건 아니지만 진동연은 민서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민서희가 답했다. “내일 예비 신랑감이라 준비할 일도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가서 일 보세요. 이준 씨가 오게 되면 같이 호텔로 들어가도록 할게요.” 휴대폰 진동이 끊이질 않는 진동연은 사양하지 않았다. “그래요. 몸조심하시고 저는 이만 가볼게요.” 진동연이 떠나자 심심해진 민서희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로비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병원이 소란스럽기는 하나 그나마 조용한 편이었고 그녀가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던 그때 밖에서 큰 그림자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상대방은 곧장 허겁지겁 안내처로 달려갔다. “죄송한테 중점 병실에 입원한 임신부 좀 찾아봐 줄 수 있을까요? 성은 민 씨이고 이름은 민서희라고 하는 사람이에요. 지금 어느 병실에 있나요?” 민서희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고 간호사가 부드럽게 대응해 주고 있었다. “조회를 해봐야 하니까 잠시만 기다리세요.” 시간이 조금 흘러 간호사가 답했다. “오늘 퇴원 수속을 밟으셨는데요.” 박지환은 얼떨떨해졌다. “언제요?” “오늘 아침에요.” 박지환은 넋을 잃었다. “네, 감사합니다.” 영혼이 나간 듯한 그는 준수한 얼굴이 창백하고 초췌하기 그지 없었으며 눈 밑에 감출 수 없는 다크서클과 흐려진 얼굴로 인해 자존감이 바닥에 다다른 것만 같았다. 과거의 걸걸함이나 교만함은 온데간데없고 등이 구부러져 있는 그를 보자 민서희는 낯설기만 했다. 옆에서는 누군가가 서로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잘생겼어. 엄청 잘생겼어!” “잘생기긴 했는데 너무 퇴폐적이야. 적잖이 충격을 받은 것 같아.” “그럼 더 이득인 거 아니야? 이렇게 충격을 받고 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순간이잖아?” 그 여자는 손을 내저었다. “됐어. 정상적인 것도 같지 않은데 괜히 건드렸다가 미치면 날 때릴 수도 있겠어.” 두 사람이 서로 밀치며 멀리 떠났지만 민서희는 섬뜩한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의 박지환은 미치광이나 다름없잖아?” 예전의 그와는 다르게 사람들로 하여금 겁에 질리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원래의 그는 건강하고 정상적인 사람이었는데... 눈앞에 있는 그가 멍해진 자태로 병원을 나서자 민서희는 무의식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따랐다. 밖에 나오는 순간 박지환은 갑자기 멈춰서더니 몇 초 지나 머리를 감싸 쥐고 그대로 쪼그리고 앉았다. 주위 사람들이 힐끔거리는 이 상황이 그는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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