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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1장 언제 결혼할 거야

박지환이 말하는 아이가 누군지 아는 민서희는 얼떨떨해졌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그의 말이 우습게만 느껴졌다. “박지환 씨, 당신이 그러고도 사람이에요? 감히 내 앞에서 아이를 언급해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강제로 아이와 떨어지지 않아도 됐었잖아요. 이 세상천지에 먼땅에 아이를 내버려두고 싶어 할 엄마는 없을 거라고요!” 박지환은 입을 꽉 다물며 그저 천천히 운전하고 있었다. 그렇게 지하 주차장을 나오자 그가 말을 건넸다. “네가 떠나지 않았으면 엄마 자리는 아니었어도 너희가 서로 만날 수는 있게 했을 거야. 민서희, 네가 스스로 아기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거야.” 귓가에서 바람 소리가 스쳐 지나가고 있는 민서희는 눈빛에 한이 맺혀 있었다. 지금까지도 박지환은 그녀가 버티다 못해 스스로 도망친 거라고 여기고 있으니 그녀는 매우 가소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호진은이 먼저 독약을 탔었고! 별장을 떠나지 않았으면 죽었을 목숨인데도 말이다! 막 반박을 하려던 민서희는 왠지 흥미를 잃어버렸다. 그녀가 진실을 말한다고 한들 박지환이 믿어줄까? 최면을 당해 남에게 조종을 당하고 있는 그가 그녀의 말을 믿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민서희가 말을 내뱉으려 한다는 걸 직감하고 있는 박지환이 결국 얻게 된 건 침묵만이었다. 그로 인해 민서희가 뭔가를 숨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털어놓지 않는 이 상황에 심란하기만 했다. 그러한 생각들이 떠오르자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감정을 억눌렀다. 지금 하고 있는 생각들은 참으로 위험한 것이다. 박수호의 어머니는 호적상으로 호진은이다. 내비게이션 소리만 들리며 긴 침묵이 이어지다 휴대폰 소리가 울렸다. 민서희는 앞쪽에 놓인 휴대폰을 들어봤더니 서이준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박지환도 이준 씨라는 애매하기 짝이 없는 이름을 훑어보게 되었다. 민서희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전화를 받았고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었다. “여보세요. 이준 씨.” “서희야, 연회에서 돌아올 시간 아니야? 비서한테 연락했는데 네가 어디에 간 건지 보이지도 않고 차도 없다고 해서 말이야. 어디야?” 민서희는 운전을 하고 있는 박지환을 힐끗했더니 머리가 지끈거리기만 했다. “아무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지금 집으로 가는 길이라 금방 도착할 거예요.” “오고 있는 거였어?” 서이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주저하며 말을 이었다. “오늘 연회에서 예상 밖의 일들이 혹시 벌어진 건 아니지?” 예상 밖의 일뿐만 아니라 현재 속수무책의 상황에 놓인 민서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늘 제멋대로 행동하는 박지환은 분명 그녀의 집으로 쳐들어가서 헤집고 다닐 텐데 미리 서이준한테 귀띔을 해줘야 하나? 그러나 입을 떼기란 쉽지가 않았다. “내가... 아니예요.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할 거니까 가서 얘기해요.” “그래.” 운전 중에 대화를 나누는 게 적합하지 않다는 걸 서이준도 잘 알고 있다. “조심해서 운전해. 나는 맛있는 요리들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을게.” 통화를 마치자 민서희는 휴대폰을 제자리에 갖다 놓았고 박지환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사이가 아주 좋아 보이네.” 민서희가 볼륨을 꽤 낮게 놓았는데도 박지환은 통화 내용을 다 엿듣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곧바로 허리를 곧게 펴고 있었다. 서이준과 얼마나 친하던지 박지환이 신경 쓸 바가 아니잖아? 마음에 찔릴 필요가 뭐 있어? “4년 동안 함께 동거를 한 사이인데 당연히 친하죠.” “언제 결혼해?” 박지환의 목소리는 침착하게 들렸으나 눈빛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설마 벌써 결혼을 했는데 내가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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