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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장 약속한 거 안 잊었지?

“미안하다고요? 이게 미안하다고 될 일이에요? 눈이 안 보이면 주제라도 알고 폐를 끼치지 말아야죠!” 임진은 얼굴이 잔뜩 굳어진 채 휴대폰에 타이핑했다. “제가 도와달라고 했는데, 문제있어요?” 그 말인즉, 당신과 무슨 상관이냐는 말이다. 리안은 표정이 굳어졌다가 다시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임진 씨, 저는 간호사니 누구보다 임진 씨를 위해 생각해요. 눈도 안 보이는 사람이 음식을 먹여주다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제가 먹여달라고 했으니 일이 나도 제가 책임집니다. 게다가 지금은 멀쩡한데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이유가 대체 뭐죠?” 간호사는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이때 민서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임진 오빠, 괜찮아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간호사님의 말씀이 맞아요. 제가 오히려 오빠를 해칠 뻔했어요.” 민서희는 리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고 리안은 비록 불쾌했지만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아들으셨다니 다행이에요. 간호사라는 직업이 워낙 욕을 많이 먹는 직업이기도 하고 급하면 말이 막 나갈 때도 있어요. 다른 뜻은 없어요.” “네, 이해해요.” 그제야 리안을 카트를 밀고 임진에게 다가갔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임진 옆의 침대를 보더니 표정이 살짝 굳어져 버렸다. ‘뭐야, 같은 공간에서 지내는 거야? 임진 씨는 조용한 걸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나?’ “임진 씨, 상처 한 번 보고 약 발라 드릴게요.” 리안은 굳어졌던 표정이 이내 풀리더니 재빨리 임진의 이불을 들추고 옷을 벗기려고 했다. 리안의 손길이 임진의 단추에 닿는 순간, 임진은 매정하게 그녀의 손을 체 냈다. “임진 씨?” 리안은 실망한 표정으로 애써 진지하게 말했다. “협조해 주세요. 약 좀 발라 드릴게요.” “그쪽이 할 필요 없어요. 서희야, 네가 해줘.” 그의 눈빛은 창백한 얼굴의 여인에게 향했다. “어제 약속한 거 안 잊었지?” 민서희는 멈칫하더니 이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어제 그의 옷을 벗겨주겠다고 약속했었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그저 기껏해야 난감한 마음이 들었겠지만, 그 일이 있고 난 후 그녀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하지만 승낙한 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녀는 복잡한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를 썼고 그 모습에 화가 솟구친 리안은 애써 화를 누르며 말했다. “임진 씨, 제가 할 일이 많아서요. 이분이 하게 되면 시간만 잡아먹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볼일 보세요. 다른 간호사 불러주시고요.” 다른 간호사? ‘웃기지도 않는 소리. 내가 어떻게 9층에서 11층으로 올라왔는데. 이 남자 얼굴 한 번 보려고 하루 종일 약 교체할 시간만 기다린단 말이야. 그건 절대 안 되지.’ “임진 씨......” “서희야, 이리 와.” 임진은 리안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고 민서희를 불렀다. 민서희는 소리를 따라 임진에게 다가간 뒤 천천히 손을 뻗었고 리안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상처에 닿지 않게 꼭 조심하세요.” “네.” 민서희는 마음을 가다듬고 임진의 단추를 풀었고 그 과정에 손이 그의 복근에 살짝 닿았다. 임진은 다소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렸고 단추를 채 풀기도 전에 리안은 민서희를 홱 밀치더니 소리를 질렀다. “임진 씨! 어제까지 멀쩡하던 상처에 왜 또 피가 흘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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