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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장 손으로 잡아

“잠깐.” 임진은 땀을 뻘뻘 흘리며 그녀를 멈춰 세웠다. “이대로는 30분을 해도 안 될 거야. 그러다가 소변기 입구에 내 그곳이 긁히기라도 하면 상황은 더 최악이 되겠지?” 임진의 말에 민서희는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 안 그래도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만 있어야 하는데 소중한 그곳까지 문제가 생긴다면...... “그럼 어떡하죠?” 민서희는 당장이라도 울고 싶었다. ‘정말 손으로 잡아야 하는 건가?’ 다행히 임진은 그저 그녀에게 소변기를 들고 움직이지 말라고 했으며, 결국 혼자 힘겹게 해결했다. 어색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 속에서 임진은 드디어 이 ‘위대한 미션’을 수행했다.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로 간 민서희는 저도 몰래 얼굴을 만졌다. 그녀의 얼굴은 군고구마처럼 뜨거웠고 머릿속은 종잇장처럼 하얘졌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 튀어나오던 느낌이 떠올라 그녀는 찬물로 얼굴을 씻고 정신을 차렸다. 차라리 보이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만약 보였더라면...... 얼마나 난감했을까? 이후 그녀는 어색하게 병실로 돌아갔고 임진은 그새 잠에 든 것 같았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저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내가 왜 이렇게 신경 쓰고 있는 거지?’ 그녀는 천천히 잠에 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마침 진동연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민서희는 바로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갔고 화장실에서 진동연의 말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화장실 갈래?” “해결했어.” “해결했다고?” 진동연은 꽤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네 소중이를 간호사가 만졌다는 거야? 그렇게 애지중지하며 내가 도와주는 것도 꺼리더니?” 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진동연은 갑자기 화장실 방향을 힐끗 보더니 뭔가 깨달은 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고 보니, 어제 민서희 씨가 여기 있길 잘했네?” “별일 없으면 그만 가 봐.” 임진이 진동연을 내쫓으려고 하자 그제야 진동연은 이 화제를 끝내고 소파에 앉았고 민서희는 화장실에서 잠시 더 있다가 나왔다. 민서희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진동연이 가져온 아침밥을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진동연은 회사에 볼일이 있어서 민서희만 병실에 남겨둔 채 병원을 떠났다. 민서희는 테이블을 정리하며 임진에게 물었다. “죽 좀 먹여드릴까요?” “그래.” 임진은 이제야 조금씩 입맛이 돌아왔다. 민서희는 그의 옆에 앉아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임진의 입술을 만졌다. ‘오늘은 입술이 지나치게 부드러운걸? 어머, 내가 미쳤나 봐. 환자를 앞에 두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민서희는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너무 한스러웠다. 임진은 그녀의 손끝을 살짝 다쳤다. 마치 왜 그러냐고 물어보듯이. “미안해요. 잠시 다른 생각 좀 하느라...... 제가 먹여드릴게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숟가락을 임진의 입가에 가져갔고 임신은 천천히 죽을 받아먹었다. 두 번째 숟가락을 가져다 대는 순간, 병실 문이 열렸다. 간호사 리안은 카트를 밀고 들어왔다가 마침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에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저기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민서희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리안은 다급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죽을 이렇게 드리면 어떡해요? 이런 자세로 죽 드시기도 힘드실 텐데 눈도 안 보이는 사람이 실수라도 해서 임진 씨가 사레라도 들리면 어떡하려고요?” “미안해요......” 민서희는 창백한 얼굴로 사과했다. 그저 죽만 먹여주려고 했을 뿐, 그런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걸 생각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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