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9장 만나줄 수 있어
전에 만족하고 체념했었던 그 신분이 지금은 떠올리기도 싫을 정도로 역겨웠다.
민서희가 입을 열었다.
“사모님, 사람을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저는 윤서아가 아니라 민서희예요.”
“나도 알아”
손을 뿌리쳐진 은서경은 눈빛이 흐려지더니 이내 부랴부랴 말을 이었다.
“지환이가 솔직하게 다 털어놓았어, 그 몇 년 동안을 네가 나를 옆에서 돌봤다며? 다내가 눈이 어두워서 줄곧 맘에 쏙 들던 며느리를 쫓아내고 구박까지 하며 상처를 줬으니. 내가 많이 미안해.”
... 다 털어놓았다니?
민서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숨이 벅찼다.
“사모님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사과를 하세요, 오히려 제가 고마워해야 하는걸요. 사모님이 아니었으면 지환 씨 곁을 떠날 수도 없었을 거예요. 지금은 우리 둘 다 행복하게 자기 인생을 살아가고 있잖아요?”
“정말 그래?”
은서경은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바로 너를 내쫓은 거야. 너하고 지환이한테 내가 몹쓸 짓을 한 거야. 그거 알아? 네가 떠나고 나서 우리 지환이 하루하루가 제정신이 아니었어. 마치 혼이 나간 듯 미친 듯이 너를 찾아다녔고 게다가...”
“사모님.”
민서희는 은서경의 말을 끊고 심호흡을 하고는 답했다.
“저 남자 친구 있어요.”
은서경은 눈빛이 흔들렸다.
“너한테.. 잘해줘?”
“저를 많이 아껴주는 사람이에요.”
눈을 아래로 떨군 민서희는 임진을 생각하는 순간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그 사람이랑 평생 함께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지환 씨에 대해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요.”
“이게 누구한테나 다 잘 된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으면 사모님이 또 저한테 대한 죄책감으로 지환 씨의 유일한 사랑인 윤서아 씨를 쫓아낼 셈인가요?”
은서경은 말을 잇지 못했다. 박지환의 마음이 과연 윤서아를 향했는지조차 의문이었으니 말이다.
허나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하는 민서희의 인연을 갈라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은서경을 민서희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된다면 하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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