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5장 내 아내가 되어줘
아무런 감정 기복이 없는 민서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닫고 있던 그때 욕실 문에서 인기척이 들려와 막 뒤를 돌아보려는데 임진이 몇 걸음 다가와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목욕의 향기가 풍기고 있었다.
곧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그는 아직 한가해 보였다.
민서희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수술 시간은 정했어요?”
임진은 손을 놓고 휴대폰을 들었다.
“왜? 걱정돼?”
“네.”
민서희는 마음이 가는 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이 적은 수술이라 해도 어찌 됐든 수술이잖아요. 자꾸 걱정이 돼요.”
“걱정하지 마.”
임진은 입꼬리를 올렸다.
“승리의 여신은 내 편에 있어. 이번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나서 여기를 떠나자.”
임진은 그녀의 귀에 입술을 닿았다.
“첫 장소는 남연으로 가는 게 어때?”
“남연이요?”
“응, 거기에 맛있는 음식들을 같이 즐기고 싶어. 너는 너무 말랐어. 내가 남자 친구로서의 노릇을 해서 살찌게 만들 거야.”
휴대폰으로 읊고 있는 그의 말에 분명 남연을 가 본 적이 없는 민서희는 마치 남연으로 가는 장면이 눈에 보이는 듯해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임진이 회복을 되찾고 소리 소문 없이 박지환이 영원히 찾을 수 없게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요. 남연으로 가요.”
한껏 들뜬 그녀의 말투에 임진은 그녀의 손을 감쌌다.
“그다음에 독일에 가서 부모님을 뵙자.”
민서희는 순간 고개를 떨구었다.
임진은 멈칫했다.
“왜 그래?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내가 너무 급했네. 네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릴게.”
“그건 아니에요.”
민서희는 숨을 크게 들이마쉬었다.
“임진 오빠. 부모님을 뵙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요?”
임진은 단호했다.
“너하고 결혼하겠다는 뜻이잖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조금의 주저함도 없는 그의 반응에 민서희는 심장이 떨렸다.
“혹시.”
임진은 계속 타자했다.
“나하고 결혼할 생각이 없는 거야? 내가 너무 조급해 하는 거야?”
민서희는 고개를 흔들며 돌아서서 임진을 힘껏 껴안았다.
“그럴 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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