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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장 임진을 믿어요

진동연은 사과했다. “급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요. 죄송해요.” 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밥도 제때에 챙겨 드시지 않았죠? 검사 결과 위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염증이 생긴 상처는 이미 치료했고 지금은 링거를 맞고 있으니까 더 이상 함부로 돌아다니게 하지 마세요. 이 몸 상태로 버티기 힘들 수가 있어요.” ”알겠습니다...” 의사가 다시 병실로 들어갔고 진동연은 주머니 속의 담배가 피우고 싶어서 만지작거리다가 장소를 생각하니 동작을 멈췄다. 그는 차가운 벽에 기대고 입을 열었다. “임진 이놈이 며칠 전에 먹던 도시락도 차가운 도시락이었어요.” 민서희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막 밥을 먹으려고 하면 민서희 씨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니까 더 검색해 보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하다 다시 밥 먹으려고 했을 때는 벌써 다 식은 상태였거든요. 그래도 민서희 씨를 만났을 때 자기가 기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었는지 그 밥을 꾸역꾸역 다 먹었어요.” ”상처에 염증이 생긴 것도 오늘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어제일 수도 있고 그저께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민서희 씨가 실종되던 날 생겼던 걸 수도 있어요. 친구인 나한테조차도 염증에 고통스러웠을 텐데 꾹꾹 참고 말을 하지 않았어요. 내가 자기를 억지로 병원에 데려와서 민서희 씨를 찾는 걸 못 하게 할까 봐 그랬겠죠?” 진동연의 말투는 진이 빠져있었다. “민서희 씨를 위해서 목숨마저 다 내놓은 사람인데 이래도 박지환이 아니라는 거 못 믿으시겠어요?” 민서희는 머리를 감싸안고 눈가를 적셨다. 그녀 역시 산에서 도망치던 날 엄청난 고통을 겪은 사람이다. “진동연 씨, 저는 박지환 씨를 증오해요.” “알아요.” 민서희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내 인생을 망친 사람인데 평생 용서하지 못할 거예요. 만약 임진 오빠가 박지환 씨라면 주저없이 죽여버릴 거예요.” 진동연 그녀를 쳐다보았다. “근데 이제는 믿어요.” 민서희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동연 씨말대로 박지환 씨라면 임진 오빠처럼 목숨까지 버리면서 절 찾아다니지 않았을 거예요. 냉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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