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8장 그는 벙어리가 아니다
“민서희 씨...”
그는 씁쓸함을 감추고 애써 웃음을 지었다.
“오늘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고마워서요. 다쳐있는 동안 매일 자전거로 시내에 가서 약을 사다주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빨리 상처가 회복되지 못했을 거예요.”
민서희는 임진을 바라보자 임진은 그녀의 눈짓을 알아채고 트렁크에서 선물 몇 개를 꺼냈다.
이장님이 손을 내밀며 곤란한 듯 입을 열었다.
“내가... 뭐한 것도 없는데 선물을 받는 게 맞는지 모르겠네.”
임진은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이장님은 없지만 아드님은 많은 도움을 줬거든요.”
임진의 가시 박힌 말에 자신도 모르게 임진은 고개를 떨구었고 민서희는 이내 기침을 했다.
“이호 씨, 얘기 좀 할까요?”
이호가 먼저 나서고 민서희가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임진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민서희는 그를 달랬다.
“금방이면 돼요.”
그제야 손을 놓았지만 그는 고집스레 몸을 숙여 마치 그들의 사이를 온 세상에 선포하는 마냥 그녀의 입에 살포시 입술을 맞추었다.
마음이 속상한 이호는 못 본 척하였고 민서희가 다가오자 그는 마지못해 쓴웃음을 지었다.
“민서희 씨, 축하해요. 임진 씨와 있으니까 행복해 보여요.”
민서희는 눈빛이 부드러웠다.
“고마워요.”
이호는 비로소 며칠 지내오던 민서희한테서 처음으로 마음에서 우러러나오는 기쁨을 볼 수 있었다. 전에 그녀의 웃음은 다소 무겁고 어딘가 침울해 보였었다.
그는 마음을 비웠다.
“민서희 씨, 이 도시를 떠나려고요?”
”네.”
민서희는 이호의 육감이 놀라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에 가게 되면 앞으로 마주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작별 인사를 하러 왔어요.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해요.”
엄청나게 아쉬웠지만 이호는 내색하지 않았다.
“별로 도운 것도 없는데요 뭐. 외국에 가서 꼭 몸조심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저 보러 여기에 와주세요.”
”그럴게요.”
민서희와 이호의 움직임을 살피던 임진은 그들이 흩어지려 하자 얼른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이장님에게 건넸다.
“여기에 8천만 원이 들어있어요. 비밀번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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