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7장 화해했구나

이호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임진과 이호가 하늘과 땅 차이만큼 컸으니 지금껏 본 사람들 중에 임진이 어느 면에서 보나 최고였다. 민서희는 미소를 짓고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이호 씨도 아무런 뜻 없이 저한테 잘해줬을 거예요. 친구로서 말이에요.” ”그건 아니야.” 장씨 아주머니는 말해야 할지 말지 고민이 되었다. “어제 네가 이호랑 함께 돌아오지 않았었잖아. 나한테 와서 상황을 설명하는데 기분이 아주 다운돼 보였어. 예전에는 힘들어도 내색 한번 하지 않던 녀석이었는데 딱 봐도 마음에 상처를 입은 모양이었어.” 민서희가 멍해 있었고 임진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장씨 아주머니는 눈치껏 말을 멈췄다. “오늘 우리 집에서 묵지 않을래? 닭 잡아서 맛있는 찌개 끓여줄게.” ”좋아요. 근데 그 전에 임진 오빠하고 들를 데가 있어요.” ”어디?” ”이호 씨네 집이요.” 장씨 아주머니는 다 꿰뚫고 있었다. “그래, 많이 도와줬었는데 당연히 감사 인사는 해야지. 갔다가 일찍 돌아와.” ”알겠어요.” 다시 창에 올라타자 임진은 시동을 걸고 마을 이장 집 앞에 멈춰설 때까지 입 뻥끗 하지 않았다. 민서희가 차에서 내리려고 하자 문이 닫혀 있었다. 그녀는 임진을 힐끗했고 임진은 타자했다. “그 이호 씨라는 분 위로해 주게?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잖아.” 역시 임진이 아까의 대화를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는 길내내 말없이 운전만 했었던 거였네... 민서희는 웃음꽃을 터뜨렸다. “장씨 아주머니의 추측일 뿐이에요. 이호 씨가 상처 받은 건 어쩌면 어제 전 여자 친구를 만난 것 때문일 수도 있거든요. 왜 꼭 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정말 너 때문이라면?” 잠시 고민하던 민서희가 진지하게 답했다. “그렇다 해도 그런 말들을 직접 털어놓은 것도 아닌데 이대로 숨어다니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찌 됐거나 도움을 준 사람한테 감사의 인사 정도는 건네야죠.” 임진은 그닥 개의치 않았으나 말릴 수가 없었다. “너를 이길 수가 있어야지.” 민서희는 남자의 팔짱을 끼며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