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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장 원씨 집안 막내딸

더군다나 나 같은 사람이 이 상황에 처했다면 뼈도 남지 못할 국면이었을 것이다. 그 순간 그녀는 임진이 옆에 있는 게 더없는 행운이라고 느껴졌다. “더군다나 뭐?” 그녀의 말에 다른 뜻이 있다고 느낀 박지환은 비웃었다. “나는 너하고 결혼하고 나서 적어도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섭섭하게 한 적이 없었어.” “그래요.” 민서희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의 박지환은 남들 앞에서 정말로 섭섭하게 한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늘 좋은 남편에 집안의 유일한 사모님마저도 끔찍이 아껴줬었다. 결혼하고 나서 딱 하나만 빼면 완벽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디저트 있어요? 배고파요.” 그녀는 적당한 화젯거리로 말을 돌렸고 뱃속도 확실히 비어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박지환은 그녀를 끌고 구석으로 가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와 인사를 했다. “박 대표님, 오랜만이네요. 한성에 가야 볼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씨 사모님 생일 연회에 참가하실 줄은 몰랐네요. 만나게 돼서 무척 반가워요.” 박지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에 있는 중년 남자를 쳐다보았더니 동진의 원씨 집안의 사람이라는 게 얼핏 떠올랐다. “연회에 재미난 걸 많이 준비했다고 하길래 마침 초대받아서 구경하러 왔어요.” 원 대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수줍어하는 한 여자를 내세워 소개했다. “여기는 제 말내딸 원주은이라고 해요. 주은아, 박 대표님한테 인사를 드려야지.” 원주은은 난처한 표정으로 앞에 나와 박지환을 힐끗하곤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박 대표님... 안녕하세요.” 원 대표가 말했다. “우리 딸이 평소에는 이러지 않는데 박 대표님을 만나서 부끄러운 가 봐요. 우리 딸아이 말로는 박 대표님이 18살 때쯤에 도와준 적이 있다고 하던데 맞나요?” ”도와줘요?” 박지환은 은근 눈살을 찌푸렸다. “오래된 일이어서 잊어버린 지 오래기도 하고 있다고 해도 아주 사소한 일이었을 거예요.” 원주은은 표정이 다소 다급해졌다. “박 대표님 성년이 되던 생일날 있었던 일이에요. 담배를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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