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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장 들이닥친 남자

“민서희 씨, 정말로 박 대표님 부인인가요?” 그의 말투에는 불신과 경멸이 가득했다. 민서희는 잠시 웃음을 멈추었다가 이내 담담하게 답했다. “그 문제는 원주은 씨가 방금 물어봤었잖아요. 지환 씨가 알려준 걸로 기억하는데요.” 원주은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솔직한 대답 듣고 싶어요.” ”솔직한 대답이라니요?” 민서희는 미소를 지었다. “원주은 씨가 들은 답과 같아요. 저는 박지환의 아내 되는 사람이에요.” 양심을 속이고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파혼 절차를 남겨둔 부인이 맞았다. “그럴 리가요?” 원주은의 목소리가 떨렸다. “당신 같은 여자가...” ”저 같은 여자라니요?” 민서희는 그녀의 말을 끊으며 박지환과 거의 일치한 당당한 기세로 물었다. 거의 하늘을 찛을 정도로 불쾌해져 잠시 멍해 있던 원주은은 체면을 가리지 않았다. “집안 배경도 능력도 없으면서 대체 무슨 자신감이에요?” 민서희는 차분한 어조로 답했다. “윤지은 씨 말대로 집안이 부유하지는 않지만 좋은 어머니한테서 잘 교육받아 자라온 사람이거든요. 사람을 앞에 세워놓고 깎아내린다거나 자신감에 북받쳐 잘난 체하지 말라고 배웠어요. 아마 그것 때문에 지환 씨가 저하고 결혼한 거 아닐까요?” 그의 말은 즉 원주은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알아들은 원주은은 얼굴이 파래졌다. 원주은과 더 이상 말다툼하기 싫었던 민서희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민서희가 들어가자 눈시울이 붉어진 원주은은 화장실로 뒤뚱뒤뚱 걸어오는 중년 남자를 보고 문득 뭔가가 뇌리에 스친 듯 행동에 옮겼다. ... 민서희가 문을 열고 나와 손을 씻는데 입구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여는 소리가 매우 커서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여자가 아닌 우람한 몸매가 흐릿하게 보였다. 술에 잔뜩 취한 그 사람은 민서희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름다운 미인이 왜 우리 남자 화장실에 들어왔을까?” 남자 화장실? 화장실 구조를 떠올린 민서희는 얼굴을 찌푸렸다. “여긴 여자 화장실이에요. 잘못 들어왔어요.” ”여자 화장실?” 그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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