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4장 후회할 거야

진시호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민서희 씨가 보이지 않아서 물었더니 동연이 방으로 들어간 뒤에 나오지 않았다고 메이드가 그러네요.” “뭐야?!” 진씨 어르신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 버럭 화를 냈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메이드가 잘못 봤겠지.” 이미 진동연 방으로 돌진한 박지환은 다급히 문고리를 비틀어보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는 차갑고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방 열쇠 어딨죠?” 메이드는 미리 준비한 열쇠를 박지환에게 넘겨주었고 박지환은 바로 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진시호가 다급히 말리는 척했다. “박 대표님. 화 내시면 안 돼요. 동연이를 못 믿는다해도 민서희 씨는 믿으셔야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침대를 확인하던 진시호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큰 침대에는 오직 약효가 덜 풀린 민서희가 단정한 옷차림 그대로 누워있었다. 하지만 그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두 사람은 함께 침대에 있어야 하는데...... 진동연은?! 어떻게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 문뜩 피비린내가 전해져왔다. 불을 켜니 그제야 진동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진동연은 구석에 홀로 앉아 손에 과도를 쥐고 있었는데 팔뚝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보아하니 약효를 날려버리고 정신을 차리려고 일부러 팔뚝을 찌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는 지금 출혈로 인해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진시호는 진동연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끝까지 밀고 갈 수밖에 없었다. “진동연! 너 민서희 씨 가지려고 이런 비겁한 짓을 했어? 도대체 누구와 짜고 이런 일을 벌인 거야!”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옆에 있던 메이드가 무릎을 꿇었다. “큰 도련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 작은 도련님을 도와 민서희 씨에게 약을 먹이고 싶지 않았지만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하셔서 하는 수 없이 도와드렸어요.” 두 사람이 맞장구를 치자 박지환은 차가운 얼굴을 한 채 진동연에게 다가갔다. “난 괜찮아.” 진동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민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