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9장 가련한 자에게는 반드시 가증스러운 점이 존재한다
심란영은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어요. 저도 어쩔 수 없었다고요.”
“어쩔 수 없었다고요?”
민서희는 혐오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왜 항상 피해자 코스프레만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연기가 지속되다 보니 익숙해진 건가요? 타인의 믿음을 발판으로 삼고 상대를 해치고 나서는 어쩔 수 없었다면, 피해자는 아, 그래. 어쩔 수 없었던 거였구나. 이러면서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민서희는 감정이 너무 격해졌는지 관자놀이의 위치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문뜩 차에서 발생했던 일이 떠올라 애써 생각을 억눌렀지만 이젠 어떻게 임진을 대해야 할지 도통 알 수 없었다.
피해자가 애써 씩씩하게 행동하는데 오히려 방조범이 애처롭고 가련한 표정을 보이다니.
정말 우습고 황당하다.
“용서해 달라는 건 아니에요.”
심란영은 함께 감정이 격해져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단지 동연이가 저한테 실망하는 게 싫었을 뿐이에요. 저한테는 동연이밖에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
“진동연 씨밖에 없어요? 그런데 저와 진동연 씨를......?”
민서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 감정 참 변태적이네요.”
심란영은 주먹을 꽉 쥐고 물었다.
“제가 변태적인가요? 저와 진시호가 잠자리를 갖고 난 뒤로 동연이는 저한테 남처럼 차갑게 굴었어요. 분명 날 더럽다고 생각하고 꺼렸겠죠. 그러니까 민서희 씨와 동연이도 한 번 관계를 가지게 된다면...... 동연이도 더는 절 역겨워할 이유가 없다고요!”
민서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
“미쳤어요? 진동연 씨가 차갑게 군 게 그런 이유라고 생각해요? 진동연 씨는 당신을 지키기 위해 그랬어요! 거리를 둬야만 진시호에게서 당신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
심란영은 멈칫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민서희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가련한 자에게는 반드시 가증스러운 점이 존재한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심란영 씨, 제가 사람을 잘못 봤네요. 오늘 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