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2장 약 좀 부탁해요
박지환은 여유 있게 말했다.
“똑똑한 여자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적응 잘하고 묻지 않고 순리대로 잘 사는 법을 배운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민서희는 속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그러게요. 정상적인 사유를 가진 여자라면 바보가 되긴 싫겠죠. 사람이니까요.”
박지환은 침묵 속에서 그녀를 한동안 주시하다가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하지 마. 일단 올라가서 쉬어. 아무 일 없어.”
민서희의 눈동자는 순간 흔들렸다.
“정말요?”
“내가 아무 일 없다면 없는 거야. 하지만 단기간에 돌아갈 수 없는 건 사실이야. 진시호가 다쳤으니 진씨 가문에서는 체면을 되찾기 위해 무슨 짓을 할 수도 있어. 그러니 잠시는 잘 숨어있는 게 좋아. 적당한 시간을 두고 한성으로 돌아가면 그들도 우릴 어쩔 수 없어.”
박지환이 솔직하게 말하자 민서희는 그제야 시름이 놓였다.
마음이 편해지자 그제야 쉬고 싶다는 생각에 그녀는 홀로 방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날 밤, 그녀는 차에서 일어난 일을 다시 꿈꿨다.
하나 다른 점은 임진이 갑자기 나타났고, 분명 그녀는 임진의 얼굴을 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임진의 혐오 가득한 눈빛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민서희는 재빨리 정신을 차렸다.
방은 밝았지만 몸은 으슬으슬 떨려왔다.
욕실로 들어가 얼굴을 씼는 데 문뜩 중요한 일이 떠올랐다.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위험하다! 이러다가 임신이 될지도 모른다!
그때도 갑자기 아이가 생겨서 평생 후회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생겨났다.
민서희는 마음을 가다듬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빈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들리고 빈영은 이내 전화를 받았다.
민서희는 계면쩍게 말했다.
“제가 너무 이른 시간에 전화했죠? 아직 쉬고 있었을 텐데 죄송해요.”
빈영은 일찍 잠에서 깼는지, 아니면 밤새 잠을 못 잤는지 목소리가 아주 또렷했다.
“아니에요. 마침 밖에 있어요. 뭐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민서희는 숨을 깊게 들이쉰 뒤 창피함을 무릅쓰고 겨우 입을 열었다.
“저 혹시 약 좀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약이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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