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우리도 맛볼까?
죽음을 앞두고 이나연은 한 가지 진실을 알고 싶었다.
“그쪽들은 저랑 원한도 없잖아요. 저를 죽일 이유가 없을 텐데... 누가 시켰어요? 누가 절 죽이라고 시켰냐고요!”
“어차피 곧 죽을 텐데 알려줘도 상관 없겠네요. 그쪽 시어머니 되실 분이에요.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사람을 죽이겠어요? 누굴 탓할 것도 없고 그쪽이 눈치 없이 끼어든 게 문제예요. 유씨 가문 같은 명문가에 이나연 씨 같은 장님이 들어갈 자리가 어딨어요? 계속 붙들고 늘어지니까 결국 이렇게 된 거죠.”
윤태웅은 말하면서 허리춤에서 번뜩이는 군용칼을 꺼냈다. 칼날은 섬뜩할 만큼 날카로웠고 칼끝이 이나연의 심장에 똑바로 겨눠졌다.
“성진이의 어머니가요.?”
이나연은 그제야 모든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김미란은 그녀를 죽이려 했던 거였다. 이나연이 그 수표를 받았든 안 받았든 그녀는 애초에 살아서 돌아갈 운명이 아니었던 거다.
‘아니야. 난 죽을 수 없어. 소윤이한테 내가 필요해!’
하지만 이나연은 지금 나무에 온몸이 꽁꽁 묶여 꼼짝도 할 수 없었고 아무리 힘을 주고 버둥거려도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지금 그녀는 그저 도축장에 끌려온 짐승처럼 누군가의 칼날 앞에 놓인 고깃덩이에 불과했다.
그때 엄용식이 나직하게 말했다.
“형, 잠깐만.”
윤태웅의 칼날이 이나연의 가슴 앞으로 들이닥치려던 바로 그 찰나 엄용식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자 이나연의 가슴 한편에 아주 잠깐 희미한 희망이 스쳤다.
‘혹시 나를 그냥 보내주려는 건가?’
하지만 다음 순간 엄용식의 말이 그 희망을 산산이 무너뜨렸다.
“이 여자가 눈은 멀었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여자 중에 제일 예뻐. 그냥 죽이기엔 좀 그렇지 않아? 먼저 우리 둘이서 제대로 즐기고 나서 보내주자.”
그걸 듣고 윤태웅은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오, 괜찮은 생각인데? 죽기 전에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줘야지.”
이나연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안 돼! 제발 날 건드리지 마요. 날 보내줘요... 제발...”
그녀는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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