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자신의 목숨으로 그녀를 살리다
박재혁은 생각할 틈도 없이 곧장 이나연을 덮치듯 끌어안았고 그대로 바닥에서 굴렀다.
순간 엄용식이 들고 있던 군용칼이 그의 등을 깊숙이 파고들었고 새하얀 셔츠는 단숨에 피로 물들었으며 붉은 피가 그의 허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박재혁은 곧바로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어 엄용식의 손에서 칼을 낚아채고는 그대로 그 칼을 엄용식의 가슴팍에 깊숙이 꽂아 넣었다. 그러자 엄용식은 짐짝처럼 쓰러졌고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나연은 보지 못하지만 들을 수는 있었다. 칼날이 살을 가르는 소리, 그리고 박재혁이 억눌러 토해낸 고통의 신음을 말이다.
그녀는 박재혁이 자신을 대신해 칼을 맞았다는 걸 직감했지만 그가 얼마나 다쳤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박재혁의 몸이 여전히 이나연의 몸 위에서 무겁게 누르고 있었고 이나연은 그의 등을 밀어내며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손바닥에 미끄럽고 끈적한 액체가 닿았다.
그것은 피였는데 차갑고 양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런데도 박재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그녀의 팔을 꼭 잡았다.
“나연아, 아프지? 많이 아플 거야. 너 원래 아픈 거 제일 못 참잖아. 괜찮아. 내가 병원에 데려갈게. 금방 괜찮아질 거야.”
박재혁은 이나연을 안고 일어서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고 칼이 깊이 박힌 그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결국 그는 이나연의 손을 꼭 붙잡고 무거운 숨을 내쉬며 그녀가 넘어지게 하지 않겠다는 듯 땅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걸었다.
이나연은 박재혁이 이토록 많은 피를 흘리고도 단 한 번도 자신의 상처를 걱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가 다쳤을까 봐 걱정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마음이 미치도록 그녀의 가슴을 저며왔다.
이나연은 박재혁에게 흔들리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거짓이 아니었다. 상처가 깊어 돌이킬 수 없는 사이라 해도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엔 여전히 그가 있었다.
“많이 다친 건 아니지?”
결국 걱정을 참지 못한 채 이나연이 입을 열었고 박재혁은 그 말에 놀랄 정도로 기뻐했다. 그녀가 아직 자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