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배선우는 이 기간 동안 성보람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방금 그의 무심한 대답도 그녀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성보람 성격상 이 정도로 쉽게 넘길 리 없었다.
성보람이 물이 가득 담긴 대야를 안고 침대 쪽으로 걸어가려 하자 배선우는 이마에 진한 주름을 짓고 급히 긴 다리를 내딛어 그녀의 팔을 잡아끌었다.
“성보람, 무슨 짓 하는 거야?”
그의 얼굴은 냉담했다.
“당신 침대에 물을 부으려는 거죠. 내가 못 자는데 선우 씨도 편히 자면 안 되잖아요.”
성보람은 고개를 들었다.
통통한 볼에 박힌 또렷한 눈동자가 깊은 연못처럼 차분하고 냉정했다.
배선우는 놀란 듯 잠시 굳더니 곧 엄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감히 그럴 생각을 해?”
“내가 못 할 것 같아요?”
성보람은 차갑게 그와 눈을 맞췄다.
“배선우 씨, 난 정말 참을 만큼 참았어요. 당신이 이혼하자고 하면서 협조하라고 해서 협조했더니, 어제는 날 쫓아내고 오늘은 경찰 앞에서 내가 도둑이라고 모함했잖아요.”
“당신이 깔끔 떠는 거 알아서 욕실도 안 쓰고 밖에서 씻었고 침대에서 자지 말라고 해서 바닥에서 잔다고 했어요. 난 단지 깔개랑 담요 하나 달라고 했을 뿐인데 이게 무슨 태도예요?”
배선우는 그녀보다 훨씬 키가 컸다.
고개를 숙였을 때, 분홍빛 부드러운 입술이 움직이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 민첩한 작은 입술이 그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그냥 담요 하나잖아. 네가 밖에서 알아서 가져가면 되지.”
“난 이 집이 하나도 익숙하지 않아요. 어디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알아요?”
성보람이 화를 내며 말했다.
“배선우 씨, 내 집안이 당신 집안만 못하다는 거 알아요. 당신이 날 무시하는 것도 알고요. 하지만 다시 한 번 말하는데 우린 협력 관계예요. 당신은 사업가잖아요? 평소 협력 상대에게도 나한테 하는 이 태도인가요? 선우 씨가 날 존중하지 않으면 나도 당신 존중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가 침대로 걸어가려 하자 배선우가 다른 한 팔까지 잡아채며 말했다.
“가지 마.”
성보람은 몸부림쳤지만 빠져나가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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