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성보람은 정말 신경 쓰기 싫었다. 하지만 손님이 있는 마당에 모른 척하고 있을 수도 없어 마지못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제야 진태현은 새색시라는 사람을 제대로 봤다. 그런데 예상보다 훨씬 어려 보였다. 딱 봐도 열일곱, 열여덟 정도로밖에 안 보여서 순간 당황했다.
흰색의 아주 소녀스러운 잠옷에 오렌지색 체크무늬 바지.
까만 머릿결은 반듯하게 어깨에 내려앉았고 피부는 마치 우유처럼 하얬다.
눈은 아몬드처럼 또렷했고 속눈썹은 길고 까맣게 퍼져 마치 깃털 브러시 같았다. 뽀얀 얼굴엔 아기 살집이 살짝 남아 있었고 입술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했지만 자연스러운 허니핑크색이었다.
“...헐.”
‘완전히 귀엽고 예쁜데? 성년은 맞나? 저런 애한테 건방지다는 말이 나와? 선우 형도 참. 이 집 큰며느리가 괜히 작은며느리 잡는 거겠지.’
‘와이프는 와이프고 형수는 형수지. 형수 말만 믿고 와이프한테 뭐라 하면 안 되지.’
진태현은 속으로 혀를 찼다.
“보람아, 여긴 선우 친구 진태현 씨야.”
배정헌이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성보람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진태현 씨, 부탁 좀 할게요. 제가 이 사람 못 들어요. 방에 좀 데려다 주실 수 있을까요?”
“네, 문제 없어요.”
진태현은 흔쾌히 대답했다.
작고 여린 새색시가 어떻게 건장한 배선우를 들 수 있겠냐며 금세 그를 부축해 안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방 안에 들어서자 그는 순간 멈칫했다.
배선우의 방에 온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지금 침대는 이상하게도 텅 비어 있었다. 이불도 침대보도 아무것도 없이 휑했다.
눈을 돌리자 방 한쪽 구석 바닥에 이불이 깔려 있었다. 분명 저게 원래 침대 위에 깔려 있어야 할 것 같았다.
“...형수님, 선우 형이랑 침대 안 쓰고 바닥에서 주무세요?”
진태현이 조심스레 물었다.
“아니요. 제가 바닥에서 잘 거니까 그 사람은 침대에 두면 돼요.”
성보람은 무덤덤하게 손을 저었다.
“...그런데 침대에 아무것도 없잖아요.”
진태현은 어이가 없어 물었다.
“없으면 없는 거죠.”
성보람은 덤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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