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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람보르기니는 곧 하지민을 음악센터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도착했어. 내려.” “선우야, 난 너 못 보내겠어.” 하지민은 눈이 붉게 부어오른 채 말했다. “난 계속 기다릴 거야. 얼마나 오래 걸리든 난 기다릴 수 있어.” 배선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무심하게 말했다. “빨리 내려. 나 회사 들어가서 회의해야 해.” 하지민은 말문이 막혔다. 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감동 받기는커녕 배선우의 눈썹 사이에는 오히려 짜증이 살짝 서려 있었다. 하지민은 이를 악물고 차에서 내렸고 차는 말 한마디 없이 쏜살같이 멀어져 갔다. “난 이렇게는 안 끝낼 거야.” 하지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배씨 가문에만 들어갈 수 있다면, 언젠가 배경 그룹의 사모님 자리에 앉을 수 있어.그렇게 되면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중심에 서게 될 거야.’ ... 벤츠 차량 안. 성민서는 핸들을 잡은 채 머릿속이 복잡했다. 한 끼 식사 자리가 끝나고 나니 자신이 한도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새삼 실감했다. 원래는 오후에 한아정을 미술 수업에 보내려고 했는데 이제 그럴 일도 없게 되었다. 몇 분 뒤, 한도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민서야, 지금 어디야?” “보람이랑 방금 식사 끝냈어요. 아정이는 괜찮아요?” “내가 우리 부모님 댁으로 데려갔어. 오후에는 미술 수업 안 갔고.” 한도진은 미안한 말투였다. “미안해. 원래 양가 다 같이 식사하자고 한 자리였는데 이렇게 돼버렸네. 다음에 꼭 직접 너희 부모님께 찾아가서 사과드릴게.” 뭔가 말을 하려다 성민서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마음속은 한없이 쓰라렸다. “민서야, 괜히 다른 생각하지 마. 사실 널 아내로 맞이한 건 내가 더 고마운 일이야. 오후에는 보람이랑 쇼핑이라도 해. 뭐든 사고 싶은 거 있으면 내 카드로 다 사. 저녁에 내가 일찍 들어갈게.” 한도진은 한참을 달래다가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은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있었고 조수석에 앉아 있던 성보람은 통화 내용을 전부 들었다. 그녀조차 속으로 감탄했다. ‘확실히 부교수님은 매력 있어. 여자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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