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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배선우가 머리를 굴리며 뭐라고 답장할지 생각하고 있을 때 성보람에게서 다시 문자가 왔다. [어제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밥 사드리기로 했잖아요. 혹시 언제 시간 되세요?] ‘이렇게까지 급한가?’ 배선우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으로 답장을 보냈다. [오늘은 회사 일정이 있어서 안 돼.] [그럼 내일은 괜찮으세요?] 성보람은 이런 일은 빨리 해결할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질질 끌수록 돈을 돌려받는 시기도 늦어지니까 말이다. 하지만 배선우는 성보람이 두 사람의 부부관계를 안정시키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래. 내일로 하자. 내가 데리러 갈까?] [아니요. 괜찮아요. 제가 직접 운전해서 갈게요. 주소는 나중에 보내드리겠습니다.] 시간을 정하고 난 성보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에는 거리 두던 배선우가 이렇게 흔쾌히 약속을 잡을 줄은 몰랐네. 때린 게 마음에 걸려서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면 이 사람에게 나쁜 면이 있고 좋은 면도 있네.] 여민지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어제 배선우 씨가 우리 둘 다 도와줬잖아. 이번에도 도움을 청할 건데 작은 선물 하나라도 챙겨가면 좋지 않을까?” “그래.” 성보람은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오후에 손을 꼭 잡고 함께 쇼핑에 나섰다. 배선우처럼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에게 길거리에서 파는 물건을 줄 순 없었다. 품질이 너무 떨어지면 오히려 인상만 나빠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예상보다 남자 선물은 너무 비쌌다. 만년필, 넥타이, 라이터 등 이름 있는 브랜드는 하나같이 가격이 어마어마했다. 물론 지금의 성보람으로써 비싼 선물을 못 살 처지는 아니었지만 400만 원을 돌려받기 위해 몇십만 원짜리 선물을 사는 건 수지가 맞지 않았다. 게다가 배선우가 도와주지 못한다면 값비싼 선물은 그냥 손해라고 느껴졌다. 결국 쇼핑에 지친 성보람은 매장 직원이 추천한 남성용 우산을 골랐다. 몇만 원 정도밖에 안 했지만 촉감도 좋고 품질도 좋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몇십만 원짜리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며칠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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