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황제의 경고
김서준은 곧장 궁으로 들어가 양심전 앞에 섰다.
“아바마마, 아뢰옵니다.”
내시가 급히 들어가자 오래지 않아 김서준을 들이라는 전교가 떨어졌다. 황제는 표정을 읽기 어려웠다.
“무슨 일로 너를 부른 줄은 아느냐.”
김서준은 모를 리가 없었다. 안지연과의 화리 소식이 성안에 퍼졌고 그 소문은 곧 황실의 체면을 깎아내렸다. 황제의 눈으로 보자면 분명 잘못이었다. 김서준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잘못을 알았사옵니다.”
황제가 말을 이었다.
“안씨 가문과의 혼약은 삼 년 전부터 정해진 일이다. 미리 파혼했더라면 문제 될 것 없으나 혼례를 막 올리고 하루 만에 화리라니, 그 자체로 네 체면과 황실의 위신을 해친 일이다. 이런 미숙함으로 훗날에 옥좌를 어찌 맡기겠느냐.”
“저 또한 그릇됨을 압니다. 다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 있사옵니다.”
“말해 보아라.”
“제가 마음에 둔 여인이 따로 있사옵니다.”
김서준의 머릿속에는 안소민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보지 못할수록 오히려 더 또렷해져 밤마다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 여인을 아내로 맞고자 안지연과의 인연을 끊었사옵니다.”
황제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 여인이 누구냐.”
“안씨 가문의 서녀, 안소민입니다.”
“쾅!”
그러자 책상 위를 치는 소리가 전각을 울렸다.
“망언도 분수가 있도다! 네가 태자라는 것을 잊었느냐. 서녀를 정실로 맞는다고? 훗날 네가 황위에 오르면 그 여인이 중전이든 첩이 되든, 서녀 출신이라는 그 한 줄 때문에 평생 남의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다!”
김서준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그동안 비밀 통로를 오가며 만났고, 그래서 신분은 약속하지 못한 채 애정만 내주었으며, 그래서 따로 별원을 꾸며 들일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나 안소민은 신분 없는 상황에 지쳐 떠났다. 김서준은 그 한 가지를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금 바라는 건 단 하나, 안소민을 데려오는 일뿐이었다. 나머지 금기와 제약은 보지 않기로 했다.
김서준은 반박하지 않고 더 깊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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