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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그 후로 며칠 동안, 하선우는 감정 기복이 심했다. 민설아가 정말 자신을 떠났을 리 없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수십 번도 넘게 되뇌었다. ‘설아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렇게 나를 사랑했는데, 어떻게 말도 없이 사라질 수 있겠어.’ 민설아가 지금 보이지 않는 건, 그저 화가 나 잠시 집을 벗어난 것뿐이라고 믿고 싶었다. ‘일부러 날 시험하면서 내가 먼저 손 내밀길 기다리는 것이겠지.’ 하지만 동시에 억울함도 끓어올랐다. ‘내가 뭐 그렇게 큰 잘못을 했다고 이러는 거야? 형수님이 아이가 필요하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 이것만 해결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거라고, 이미 설명했는데...’ 하선우는 답답함에 목을 잡아당기며 단추를 느슨하게 풀었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창가에 서서, 문 앞을 멍하니 바라봤다. 마치 지금이라도 민설아가 캐리어를 끌고 돌아올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힌 채 묵묵히 서 있었다. “선우 씨, 뭘 그렇게 보고 있어요?” 강서진이 뒤에서 하선우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다정한 듯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 이름은 뭐로 할지, 생각해 봤어요?” 하선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어깨만 굳게 굳힌 채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을 뿐이었다. 강서진은 얄밉고 서늘한 눈빛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금세 다시 얌전한 웃음을 띤 채 돌아왔다. “저도 들었어요. 집을 나간 설아가 며칠째 소식도 없다면서요?” 강서진은 가볍게 웃으며 하선우의 앞으로 걸어왔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설아는 원래 감정 싸움하는 걸 좋아하잖아요. 아마 일부러 선우 씨 속 좀 썩이려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손끝으로 하선우의 가슴께를 톡 건드리며 말했다. “여자들은요. 화났을 때 무조건 떠나는 척하면서 남자가 잡아주길 바라거든요.” 하선우는 찜찜함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이혼 증명서까지 받았어요. 이건 장난이 아니잖아요.” “그게 뭐 어때서요?” 강서진은 가볍게 입술을 내밀었다. “완전히 떠날 사람이라면 진작 떠났겠죠. 몇 년 동안 붙어 있다가 이제 와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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