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하선우는 이틀 내내 강서진의 병실을 지켰다
태아가 아직 불안정하다는 의사의 말 때문인지, 하선우는 물 한 모금, 죽 한 숟갈까지 손수 챙기며 강서진과 꼭 붙어 있었다.
강서진이 얼굴을 살짝 찡그리기만 해도 하선우는 금세 허리를 숙이며 걱정스레 물었다.
“어디 불편해요? 배? 머리? 저한테 말해 주세요.”
강서진은 베개에 기대앉아 행복이 가득한 얼굴로 하선우의 소매를 살짝 잡았다.
“선우 씨는... 저한테 정말 잘해줘요.”
그 말에 하선우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시선이 자꾸만 벽시계로 향했다.
하선우의 머릿속 어딘가에서, 오래전의 장면이 자꾸 겹쳤다.
어린 목소리로 웃으며 옷자락을 잡던 한 사람이 있었다.
가늘게 떨리던 손, 그 위에 얹히던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었다.
“선우야, 넌 정말 나한테 잘해 주네.”
민설아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늘 말했다.
“우리 평생 서로만 사랑하면서 같이 늙자.”
순간 현실로 돌아온 하선우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나 시선은 여전히 병실 문 쪽에 가 있었다.
그날 이후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마음 한구석을 계속 건드렸다.
“무슨 생각 해요?”
강서진이 눈치 빠르게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선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 좀 더 떠올게요.”
병실을 나서는 하선우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불안과 초조가 뒤섞인 채, 자연스럽게 민설아의 병실로 향하고 있었다.
문을 열자, 하선우의 심장이 한순간 멎는 듯 멈췄다.
비어 있는 침대와 정리된 침대보가 한눈에 안겨 왔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도 누운 적이 없다는 듯 한 점 흐트러짐도 없었다.
“간호사님!”
하선우는 복도를 지나던 간호사의 팔을 급히 붙잡았다.
“여기 누워 있던 환자 어디 갔어요? 민설아 씨는요?”
간호사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아... 그분이요? 며칠 전에 이미 퇴원하셨어요.”
“뭐라고요?”
하선우의 얼굴이 하얘졌다.
“그렇게 크게 다쳤는데... 어떻게 그냥 보내요? 그리고 왜 가족한테 연락도 안 하고...”
간호사는 오히려 의아한 표정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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