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화
이순자는 헛것을 들은 줄 알고 뒤적이던 손길을 멈췄다. 하지만 곧이어 들려온 두 번째 부름에 소스라치게 놀라 뒤를 돌아보았고 갑자기 나타난 소이현을 보며 귀신이라도 본 듯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질렀고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질 뻔했다.
소이현은 이순자의 손목을 잡아 중심을 잡아준 뒤 옷장을 훑어보았고 빽빽하게 걸려 있던 옷들이 대략 3분의 1 정도 사라졌다.
평소 소이현은 옷 욕심이 없었지만, 강도훈이 가족 모임에서 체면이 깎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이 즐겨 입는 브랜드의 여성복을 주기적으로 보내준 덕에 옷장은 늘 가득 차 있었다.
소이현의 시선은 옷장으로부터 다시 이순자에게로 향했다.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너무 오랜만에 소이현을 마주한 데다가 현장을 들키기까지 한 이순자는 당황하여 어쩔 줄 몰랐다.
“사모님, 너무 오래 안 오셔서 방에 먼지가 쌓였길래 청소 좀 해드리려고 들어왔어요.”
소이현은 화장대 앞으로 걸어가 손가락으로 상판을 훑었고 손가락 끝에 뽀얀 먼지가 가득 묻어 나왔다.
이내 그녀가 담담하게 바라보자 이순자의 얼굴은 터질 듯 붉어졌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먼저 나가보세요.”
소이현의 차가운 한마디에 이순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이현의 성격이 워낙 온순한 편이라 물건을 좀 가져갔다고 해서 크게 따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도 했다.
그녀의 정신은 늘 강도훈에게 쏠려 있었고 그 외의 것들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창피한 건 어쩔 수 없었기에 이순자는 서둘러 방을 빠져나갔다.
소이현은 옷장 문을 활짝 열고 구석에 있던 눈에 띄지 않는 택배 상자를 찾아냈다. 박지연이 보낸 것임을 확인한 그녀는 지체 없이 상자를 들고 방을 나섰다.
미련이라곤 전혀 없는 걸음걸이였다.
문을 나서려는데, 마침 강도훈에게 전화를 걸려던 이순자와 마주쳤다.
소이현을 본 이순자는 서둘러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소이현은 인사도 하지 않고 그녀를 지나쳐 가려 했다.
이순자는 그녀가 갑자기 다시 떠나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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