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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게다가 대표님처럼 대단한 분을 정말 포기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순자는 직감적으로 소이현이 농담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고 그렇게 생각하니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아려왔다. 소이현은 평소 성격이 차갑긴 했어도 아랫사람을 괴롭히는 법이 없었다. 그녀는 참으로 현숙한 여자였다. 이 세상 그 어디를 뒤져봐도 강도훈에게 그토록 세심하고 지극정성으로 잘할 여자는 없을 터였다. 하물며 3년을 함께 지낸 정이 있는데, 그녀가 정말 떠난다고 하니 이순자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순자는 고민 끝에 강도훈에게 전화를 걸었고 예상외로 신호음이 가기도 전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대표님, 사모님이 방금 집에 오셨어요...” “그 사람, 집에 잡아 둬요!” 강도훈의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게...” 하지만 이순자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고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순자는 문득 괜히 말했나 싶어 후회가 밀려왔다. ... 소이현은 물건을 챙긴 뒤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과거의 유일하게 아름다웠던 기억마저 완전히 깨져버리자 강도훈에 대한 미련은 물론 지난 3년에 대한 일말의 애착조차 사라졌다. 그녀는 몸을 짓누르던 족쇄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 같았으며 내면에서 솟구치는 힘이 느껴졌고 삶에 대한 전례 없는 열정과 희망이 피어올랐다. 이런 기분은 정말 처음이었다. 소이현은 난생처음으로 진정한 쾌락과 자아를 되찾은 듯한 기분을 만끽했다. 온몸의 감각이 생생히 살아났고 잃어버렸던 생명력이 마침내 그녀에게로 온전히 돌아온 기분이었다. 심경이 변하니 빛바랬던 세상도 돌연 생기로 가득 찼다. 소이현은 가슴이 벅차올라 당장이라도 누구든 붙잡고 축배를 들고 싶었다. ‘지연이는 출장 중이고, 민찬이는 입만 열면 시비를 거는 성격이라 좀 그렇고. 육성민 씨한테 연락해 볼까? 하지만 육성민 씨는 이미 서울로 돌아갔을 거야. 아, 몰라. 누구를 부를지 한번 찾아봐야겠어.’ 소이현이 조수석에 있던 휴대폰을 집어 든 순간, 거짓말처럼 권승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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