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강도훈이 먼저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아마 권승준의 차를 봤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연인이라면 질투가 나서 한 질문이라 생각하여 오히려 관계에 재미를 더할 수도 있겠지만 두 사람은 아니었다.
권승준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일이라면 무조건 권승준 이 사람 때문이었다.
강도훈에게 있어서 그보다 겨우 한 달 형인 권승준은 금기시되는 존재였다.
지난 몇 년간 권승준이 해외에 있었기에 강도훈은 그녀에게 그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가족 모임에서 소이현은 그의 아버지인 강호성으로부터 이유를 몇 가지 듣게 되었다.
그들의 아버지는 두 형제를 자주 비교하곤 했다. 말하는 걸 들어보면 큰아들을 더 좋아하는 듯했다.
3년 전 강도훈이 강진 그룹 대표 자리에 올라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강호성은 여전히 그가 권승준보다 뛰어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강도훈이 현재의 신분과 지위를 가졌는데도 강호성이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걸 보면 어렸을 적에 형만 못하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을 게 분명했다.
그는 자존심이 무척 강했다. 권승준에 대한 원망이 오래도록 깊이 쌓여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
이복형과 관련된 일이라면 일단 기분부터 좋지 않았다.
하여 최대한 만남을 피했다. 만약 강민호가 아니었다면 강도훈은 절대 본가에 오지 않았다.
소이현이 솔직하게 말했다.
“안 친해.”
강도훈은 그들이 친할 리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저 권승준에 관한 것이라 한마디 더 물어봤을 뿐 소이현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
잠시 후 차가 강씨 가문 본가에 도착했고 소이현과 강도훈이 함께 내렸다.
예전이었더라면 할아버지에게 문안 인사하러 왔다는 핑계로 그의 팔짱을 꼈을 것이다.
강도훈은 그녀와의 스킨십을 싫어했지만 할아버지를 생각해서 협조하곤 했다.
소이현은 그런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 하지만 오늘은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기 전 할아버지 앞에서 연기하러 온 것이었고 예전에 했던 그런 생각은 진작 사라졌다.
그녀는 강도훈보다 더 빨리 앞으로 걸어갔다.
강도훈은 오늘 이순자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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