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이건 두 분 건강검진 결과예요. 몇 가지 수치가 조금 좋지 않네요.”
나는 부모님 앞에 검사 결과지를 펼쳐 놓았다.
아직 시간은 이르고 두 분 상태가 전생만큼 심각하진 않지만 분명 징후는 보이고 있었다.
다행히 모두 비교적 가벼운 질환이었고 초기부터 잘 관리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나는 이미 두 분의 체질과 상태에 맞춰 약 처방을 다 정리해 두었고 정해진 대로 복용하고 충분히 휴식만 취해주신다면 곧 나아질 수 있었다.
의학 지식이 없는 부모님은 결과지를 한참 들여다보다 말고 어느 약이 자기 것인지 확인하고 처방전을 받아 들고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우리야 나이도 들고 이제 몸도 예전 같진 않지... 근데 네가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마음 편히 있을 수 있겠니.”
엄마가 한숨을 쉬며 아버지를 바라봤고 나는 그 눈빛을 보고 곧장 눈치를 챘다.
이건 아버지가 시킨 말이었다.
“지금 저는 제 일에 집중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전 일이 저한테 너무 큰 영향을 줘서 당분간은 결혼 생각도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소개팅 같은 건 절대 잡지 마세요. 아무리 억지로 잡아도 나가지 않을 겁니다.”
나는 이런 말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두고 싶었다.
앞으로 불필요한 오해나 다툼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가 지금 거의 서른인데 아직도 결혼 생각이 없다는 거야? 이번 일 한번 실패했다고 평생 장가 안 가겠다는 거야?”
아버지는 버럭 화를 내며 손바닥으로 식탁을 내리치며 목소리를 높였고 강한 눈빛으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내 반응을 기다렸다.
“아버지, 저도 알 만큼은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나중에 정말 마음 가는 사람이 생기면 제가 먼저 말할게요. 지금은 그 얘기... 그만 좀 하자고요.”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아버지와 대화할 때마다 느끼는 이 피로감... 도무지 설득이 안 될 정도로 골치가 아팠다.
“그럼 됐다. 결혼 말고 딴 얘기 하자. 언제쯤 병원 그만두고 집안 사업을 맡을 거냐?”
갑작스러운 화제 전환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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