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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뚜... 뚜... 뚜...” 전화를 거는 내내 이렇게 시간이 더디게 흐른 적이 있었나 싶었다. 벨 소리 하나하나가 너무 길게 느껴졌고 그 짧은 대기조차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건 익숙한 부드럽고 말랑한 윤시원의 목소리였다. 나는 마음속에 차오르던 분노를 꾹 눌렀다. “시원 씨는 지금 자기 몸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고 퇴원한 겁니까? 아직 회복도 안 됐는데 무리해서 나가면 심장에 부담이 가는 건 몰라요? 자칫하면 후유증 남는다고요. 이번에 입원한 김에 제대로 회복했으면 평생 심장병 걱정 안 해도 됐잖아요. 왜 의사 말 안 듣는 거예요?” 내 말투가 거칠어졌고 상대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작게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죄, 죄송해요... 진 선생님... 지금은 병원에 있을 여유가 없어서요.” 목소리가 잠겨 있었고 코맹맹이 소리도 났다. 그 순간, 내 가슴 한쪽이 쿡 하고 찔렸다. ‘설마 너무 몰아붙였나? 내 말투에 겁먹은 건가?’ “무슨 일 있었어요? 집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예요?” 내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윤시원의 흐느끼는 소리가 작지만 뚜렷하게 들렸고 그걸 듣자 내 가슴이 또다시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까 좀 더 부드럽게 말할 걸 그랬어.’ “우리 엄마 아빠가...”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울음에 젖어 있었다. “죄송해요, 진 선생님. 다 제 잘못이에요. 선생님을 실망하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뚝 끊겼다. 나는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더는 받지 않았다. 의사로서 환자가 퇴원하면 그걸로 끝이다. 그게 원래 맞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상황이 어떤지... 확인하고 싶었고 도와주고 싶었다. 나는 사무실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마음을 굳혔다. ‘확인하자. 그냥 진료 후 방문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녀의 병원 기록을 뒤져 주소를 확인하고 시간이 나는 날 직접 찾아갔다. 하지만 막상 도착한 곳에서 들은 건 예상치 못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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