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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준비해 둔 자료를 치우라는 말에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지금 준비 안 해두면 막상 수술할 때 문제가 생기면 어쩌려고요?” 내가 되묻자 간호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환자들... 다 주치의를 바꾸겠다고 신청했어요.” “뭐라고요?” 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이번 주말이면 수술 금지 기간 끝나요. 다음 주 월요일부터 두 주일 동안 몰아서 해도 충분하다고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매일 병실에 들러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오늘은 아직 회진 시간이 아니었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나한테 수술 맡긴다고 했던 사람들이 왜 갑자기 입장을 바꾼 걸까? 그것도 전원 다? “새로 지정한 주치의가 누굽니까?” 간호사의 긴장한 표정을 보고 나는 한숨을 삼키며 톤을 가라앉혔다. “허준호 선생님이에요.” ‘허준호. 역시...’ 하루 만에 환자들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던 이유가 거기 있었던 거였다. “회진 준비해 줘요. 지금 바로 병실에 갈 거니까.” 내가 수술은 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은 애초에 내가 처음부터 상태를 확인해 온 환자들이었다. 허준호는 그들과 접점이 거의 없었기에 수술 중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으니 직접 물어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첫 병실에 들어서자 그곳에 있던 환자는 나를 보자마자 시선을 피하지도 않고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냈다. “저희 이미 담당 의사 변경 신청했는데요? 왜 또 오셨어요? 허 선생님은요?” 나는 순간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입원 당시 주치의는 나였습니다. 갑자기 왜 허 선생님으로 바꾸겠다는 겁니까?” 환자의 보호자는 날 노려보며 말했다. “담당 의사를 선택할 권리는 우리한테 있잖아요? 처음 배정됐다고 해서 끝까지 봐야 하는 건 아니죠?” 그녀의 태도는 처음과 완전히 달랐다. 간호사가 옆에서 살짝 내 소매를 잡고 억지 미소를 띠며 중재에 나섰다. “맞습니다. 선택은 환자분과 보호자의 권리죠. 다만 허 선생님도 환자분이 많으셔서 인력이 빠듯하거든요. 그래서 병원 측과 상의해서 수술은 허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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