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죄송해요, 제가 아직 신입이라 경험도 많지 않고... 다른 직원분들도 다 그렇게 시작했다고 해서...”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눈가가 붉어졌다.
다른 사람들이 했던 말을 진심으로 믿어버린 모양이었다.
“시원 씨는 참 착해서 문제야. 다음에 또 이런 일 생기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바로 나한테 말해줘.
회사 월급 받아 가면서 자기 일은 안 하고 전부 시원 씨한테 떠넘기는 게 그게 말이 돼?”
윤시원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문득 오늘 이 비서와 최유정의 대화를 떠올렸다.
두 사람은 같은 사안을 두고도 서로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판단하기 전에 한 가지 생각만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윤시원이 더는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상대가 누구든, 이유가 무엇이든.’
다음 날, 마케팅팀 부장이 정말로 찾아왔다.
내가 회사에 들어온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동안 직접 찾아온 임원은 아무도 없었다.
나를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 그가 처음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무척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어제 일은 제가 부하 직원 관리에 소홀했던 탓입니다. 대표님께 괜한 번거로움을 드렸네요.”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자 이영미 비서는 내게 귀띔을 해줬다.
오늘 몇몇 부장들이 찾아올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그중에서도 마케팅팀 부장은 특히 주의해야 할 인물이라며 대응법까지 자세히 알려줬다.
“당신도 부장이라는 위치에 있으니 더 중요한 업무가 많겠죠. 직원 관리가 소홀했던 건 이해해요.”
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는 내가 이쯤에서 상황을 무마해 줄 줄 알았는지 예상과 다르게 받아들이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크흠, 대표님 말씀 맞습니다. 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 순간, 나는 잠시 멈칫했다.
정말이지 이 비서가 이 사람의 심리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의 모든 말과 반응이 마치 예측된 대본을 따라가는 것처럼 정확했다.
“당신은 회사의 핵심 인재예요.
이런 사소한 일로 내가 당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