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날 믿어.”
내 말에 윤시원은 결국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 남자가 성큼성큼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
“감히 날 엿먹여? 기대해. 오늘 이 문턱 못 넘게 해줄 테니까.”
나는 그의 등 뒤를 힐끗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저게 다야?”
“죽여도 좋으니까 저 새끼 잡아! 책임은 내가 질게!”
그가 손을 휘두르자 옆에 서 있던 건달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는 다시 한번 으름장을 놓았다.
“기억해 둬! 내 이름은 변도윤이야! 앞으로 길에서 나 보면 무조건 피해 다녀라!”
그 말에 윤시원은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외쳤다.
“그만해요. 제가 사과할게요, 그러니까 제발 그만...”
하지만 변도윤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사과? 그딴 게 무슨 소용이야? 네가 나랑 자겠다고 하면 몰라도, 아니면 오늘 이 새끼는 여기서 그냥 끝장이야.”
나는 윤시원의 어깨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옆에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그리고는 손목을 돌리며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침 잘됐네. 오랜만에 몸 좀 풀어보자.”
어릴 적부터 우리 집은 납치니 유괴니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대비한다며 나에게 무술을 강제로 배우게 했었다.
나중에 내가 의대를 가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혹시 모를 병원 분쟁에 대비하라며 따로 스승까지 붙여 수련을 시켰다.
그렇게 배운 지는 오래됐지만 실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 기회를 나는 절대 헛되게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정작 상대해 보니 그저 건달들이었고 제대로 된 무술은커녕 주먹 몇 번 못 쓰고 전부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몇 분도 안 돼 바닥에 널브러진 부하들을 보며 변도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너, 너...”
그는 다리가 후들거려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한테 손대기만 해봐. 너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관심 없거든?”
나는 망설임 없이 손등으로 그의 얼굴을 갈겼다.
변도윤은 뺨을 감싸며 비굴하게 울먹였다.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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