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대표 사무실에 있는 나는 그 소란 속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그동안 모아온 자료들을 하나하나 정리할 뿐이었다.
오프라인에서 정면승부를 보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준비는 철저히 해야 했다.
마침 내가 전에 사적으로 고용해 둔 탐정이 수집해 놓은 정보도 있었고 지금 이 상황에서 내 편이 되어줄 유력한 증거들도 이미 갖춰져 있었다.
경찰들이 올라오기 전 나는 먼저 나가서 그들을 맞이했다.
“누가 신고했습니까?”
“제가 한 겁니다.”
나는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
“저는 우리 회사 직원을 고소하고자 합니다. 온라인에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제 명예를 훼손한 죄로요.”
경찰들이 임서현을 찾았을 때, 임서현은 옷도 제대로 못 챙겨 입은 상태였다.
여럿이 그 장면을 목격했고 몰래 사진 찍은 사람도 있었다.
임서현은 얼굴이 새파래진 채로 유상원 사무실에서 나와 물었다.
“무, 무슨 일이에요?”
설마 내가 이렇게까지 빠르게 경찰에 신고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모양이었다.
임서현은 보통 사람이라면 지금쯤이면 그냥 조용히 수습하려고 하지 경찰까지 부르지는 않을 거라고 짐작했다.
아까 자기 추태를 구경하던 직원들이 떠올랐는지 임서현은 이를 악물었다.
이제 유상원이랑 자기 관계도 다 들켰고 그게 퍼지기라도 하면 앞으로 회사 생활이 어떻게 될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런데 내가 경찰차에 같이 타려 하자 임서현은 당황해 소리를 질렀다.
“진, 진 대표님? 안 돼요, 저 이분이랑 같이 못 타요. 저는 이분이 무서워요...”
“조용히 하시죠. 할 말 있으면 경찰서 가서 하세요.”
경찰은 굳은 표정으로 임서현을 재촉했고 임서현은 어쩔 수 없이 나와 같은 차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임서현이 올린 영상은 이미 공유 수만 백만 회를 넘겼고 ‘좋아요’와 댓글 수는 말할 것도 없이 이미 엄청난 파급력의 기준에 도달했다.
“그럼 묻겠습니다. 영상 내용은 사실입니까?”
경찰의 질문에 임서현은 훌쩍이며 말끝을 흐렸다.
“저도 정확히는 잘 몰라요. 근데 이 사람이...”
“영상 내용이 사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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