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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마당으로 걸어 나가는 길목에서 마침 고수혁의 차가 안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곧이어 그와 서아현, 그리고 아이가 함께 차에서 내렸다. “아빠, 안아줘요!” 다미가 두 팔을 번쩍 들고 애교를 부리자 고수혁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를 번쩍 안아 들었다. “우리 다미, 또 무거워졌네?” 서아현은 그 옆에서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요즘 매일 아빠가 같이 있어 주잖아. 기분이 좋아서 다미가 밥도 잘 먹으니까 살이 오른 거지.” 함께 웃고 떠드는 셋은 다정한 한 가족처럼 보였다. 그러다 내 모습을 본 순간, 그 따뜻하던 웃음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마치 내가 이 집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불청객이라도 되는 것 같았다. 다미 역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빠, 할머니가 이 아줌마는 이미 잘랐다고 했는데 왜 또 왔대요?” 서아현은 어른스럽고 사려 깊은 척하며 말했다. “오빠, 내가 다미 데리고 먼저 들어갈게. 둘이서 얘기해.” 곧 고수혁이 다미를 서아현에게 건넸다. 그리고 그 둘이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고수혁의 시선은 줄곧 그녀들의 뒷모습을 따라갔다. 조금 전 강민숙과 최은영에게서 받은 모욕감에 나는 울컥해 있는 상태였고 워낙 눈물도 잘 흘리는 체질이라 이런 상황을 마주하고 나면 늘 눈가가 뜨거워졌다. 순간 또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애써 누르며 나는 고개를 들어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고수혁 앞에서는 절대로 울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솔직히 그와 나눌 얘기 따위도 없었기에 나는 그저 지나쳐 가려 했다. 그런데 고수혁이 불쑥 손을 잡는 바람에 나는 그의 어두운 눈동자와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는 왜 온 거야?” 결혼한 지 4년이 되도록 이 집에 제대로 발을 들인 적이 없었기에 내가 여기 나타난 게 그에게는 꽤 의아한 모양이었다. 나는 싸늘하게 대꾸했다. “그건 너희 어머니한테 직접 물어봐.” 그가 여전히 내 손을 놓지 않은 채 말했다. “온 김에 같이 밥 먹고 가. 어차피 식사 시간이잖아.” 말투가 마치 나에게 큰 은혜라도 베푸는 사람 같았다. 그리고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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