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그런 것 같네.”
나는 낮은 목소리로 답하며 머릿속으로 어떻게 이 상황을 깨야 할지 빠르게 계산했다.
그때, 전민지가 다급하게 말했다.
“세영아, 그냥 공개해. 저쪽에서 이렇게까지 하는데 왜 우리가 체면을 지켜줘야 해? 혼인신고서만 올리면 서아현 씨도 자기 위치가 뭔지 잘 알 거야. 지금 완전 자기가 고수혁 씨 아내인 것처럼 굴잖아.”
혼인신고서, 그건 가장 강력하고 논란의 여지를 없애는 증거였다.
내가 그걸 공개하는 순간 고수혁과 서아현의 관계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건 고수혁과의 마지막 연결 고리를 끊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면 그는 분명히 어머니의 심폐 보조 장치를 중단할 거고 엄마의 목숨을 자기 체면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게 될 것이다.
상황을 지켜보던 전민지가 답답한 듯 물었다.
“왜 아무 말도 안 해? 이게 제일 빠르고 확실한 대응이잖아. 아니야?”
이윽고 나는 내 상황을 모두 털어놓았고 전민지는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너도 참 쉽지 않구나. 나는 늘 네가 부자라서 결혼생활만 좀 꼬였을 뿐 별 고민 없을 줄 알았어.”
나는 천천히 창가로 다가가 동태를 살폈다.
역시 직원의 말 대로 회사 밑에는 서아현의 팬들이 몰려 있었다.
팬들은 플래카드, 대자보, 확성기까지 들고 와 시위를 했고 내 사진에는 붉은색 매직으로 이런 글을 적었다.
[불륜녀 윤세영, 가족 몰살!]
입에 담지도 못할 저주의 문장들이 그대로 내 얼굴 옆에 적혀 있었다.
그걸 본 전민지도 옆으로 다가오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저건 네가 내려오는 걸 기다리는 거야. 서아현 씨는 널 살려둘 생각이 없어. 예전에도 집에 못 들어오게 하려고 별짓 다 했잖아.”
그 순간, 확성기 소리가 건물을 울릴 정도로 울려 퍼졌다.
“오늘 윤세영 안 나오면 매일 올 거야! 불륜녀를 감싸는 회사 수준도 바닥이네!”
나는 핸드폰을 꺼내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서아현 팬들의 이런 짓은 이미 여러 차례 본 적 있었고 그들은 흥분하면 어떤 짓을 할지 모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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