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경찰서에서 조서를 마치고 나오니 이미 해가 저물어 있었다.
나는 혹시라도 서아현의 팬들을 마주칠까 봐, 주변을 살피며 재빨리 택시를 잡았다.
그러나 택시에 올라탄 순간, 운전기사는 나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당신이 남의 남자 뺏은 여자 맞죠?”
그는 역겹다는 듯 침까지 뱉으며 말을 이어갔다.
“당장 내려요! 제 차 더럽히지 말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영업용 면허증을 찍어둔 뒤 조용히 내려왔다.
그리고 곧장 기사 소속 회사에 전화해 정식으로 민원을 넣었다.
다행히 경찰서에서 집까지 거리가 멀지 않았다.
밤이라 얼굴을 아는 사람들도 없었기에 나는 최대한 인적이 드문 쪽으로 몸을 숨기며 걸었다.
그때, 전민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세영아, 미안해.”
그녀의 목소리에는 죄책감이 가득했고 울먹이듯 떨리고 있었다.
“너는 나 때문에 그런 기사를 쓴 건데... 너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이게 됐네. 이건 그냥 우연이 아니라 진작부터 누군가가 너를 찍고 있었던 거야.”
나는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 멍해졌지만 전민지는 계속 말했다.
“너 실시간 검색어 못 봤지?”
“방금 경찰서 나온 길이라 아직 못 봤어.”
나는 급히 휴대폰을 켰다.
그리고 한눈에 상황을 파악했다.
내가 서아현의 팬들을 고소한 사실이 알려졌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누군가 더 자극적인 것을 터뜨린 것이다.
사진 속에는 내가 산부인과에 드나드는 모습, 그리고 유산 수술 동의서에 사인한 서류가 있었다.
확실히 서류에 있는 글씨는 내 글씨체였지만 그건 그날 응급실에서 사태가 급박해서 당사자인 전민지가 정신이 없는 상태였기에 내가 대신 서명해 준 것뿐이었다.
게다가 원래는 전민지의 지문이 찍혀 있는 서류가 있었다.
그러나 폭로자는 그 부분만 의도적으로 감춘 채 내 서명만 있는 동의서만 공개했다.
그 결과 세상 사람들 눈에는 내가 고수혁의 아이를 임신했다가 몰래 낙태한 여자로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댓글은 욕으로 가득했다.
[진짜 더러워. 남의 남자 뺏고 임신까지 했다가 몰래 아이까지 지워? 그리고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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