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는 내가 아직도 자기 아내라는 타이틀을 못 버릴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마치 은혜를 베푸는 듯한 말투로 나한테 안심하라는 말까지 했다.
“고수혁, 난 너한테 화가 났거나 삐친 게 아니야. 네 아내라는 자리... 이제 나한테는 아무 의미도 없어.”
나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조금이라도 날이 서 있는 말투로 들리면 또다시 고수혁은 내가 감정적으로 구는 거라 착각할까 봐.
차분하게 말해야만 이혼하겠다는 내 결정이 감정이 아니라 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라는 걸 그도 믿게 될 것이다.
내가 다시 한번 이혼에 관한 말을 꺼낸 그때,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고수혁은 앞만 바라보며 운전에 집중한 채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정말 내 아내라는 자리가 너한테 아무 의미도 없어? 네가 내 아내가 아니었으면 장모님은 고성 그룹의 비공개 의료 장비를 사용할 기회도 없었어. 그리고 윤씨 가문은 해항시라는 복잡한 상권에서 이만큼 버틸 수도 없었을 거야. 방금 그 전문가들도… 내 장모님이라고 하니까 움직여준 거고.”
나는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아무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이혼을 해야 할 이유는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방금 그가 말한 내가 얻은 실질적 이득들은 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마 고수혁도 그렇게 믿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직 미련을 두는 이유는 바로 그 혜택들 때문이라고.
잠깐의 정적 끝에 고수혁은 다시 내 손을 잡으며 달래듯 말했다.
“그만해. 네 어머니는 내가 꼭 살려낼 거야. 그러니까 얌전히 집으로 돌아가자. 그래도 명색이 고수혁 아내인데 전셋집에 살 필요는 없잖아.”
“아니. 이미 집을 나온 이상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나는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손강수에게 국내외 전문가들을 불러 모으라고 지시하느라 바빴기에 나의 거절은 잠시 관심 밖으로 밀려난 듯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해항시의 전문 교수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손강수 말로는 국내 다른 도시와 해외의 전문가들도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고수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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