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
내가 병원에 사흘을 입원해 있는 동안 송미경은 매일같이 와서 나를 돌봐주었다.
고수혁은 다시 오지 않았고 유영자도 오지 않았다.
유영자의 말에 따르면 서아현이 매일 제비집 죽을 해달라고 졸랐을 뿐만 아니라 온갖 핑계를 대며 유영자를 괴롭혔다고 했다.
그래서 병원에 올 시간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오늘 나에게 퇴원해도 된다고 말한 의사는 앞으로 고기와 채소를 골고루 먹어야 하며 절대로 채식만 먹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의사와 진지하게 약속했다.
돌아오는 길 슈퍼마켓에 들러 전기밥솥과 신선한 식재료, 즉 고기와 채소 모두 샀다.
다행히 고성 별장의 방들은 게스트 룸에서도 밥을 지을 수 있을 만큼 꽤 넓었다.
내가 집에 도착했을 때 별장에서도 때마침 저녁 식사 준비가 다 된 상태였다.
식당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식탁 위에 고기와 채소가 골고루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고수혁은 여전히 채식만 먹었지만 다미와 서아현은 고기와 채소를 즐겁게 먹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별장 냉장고에 절대로 고기나 생선 같은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두 여자가 고수혁의 눈앞에서 마음껏 고기를 먹었지만 고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 보니 예전에 룰을 엄격히 지킨 이유는 고수혁의 곁에 규칙을 깰 만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가슴 아프고 아이러니한 장면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내 방으로 가려고 할 때 서아현이 나를 발견했다.
“세영 씨, 퇴원하셨어요? 몸은 좀 괜찮아요? 원래 다미를 데리고 병원에 문병 가려고 했는데...”
걸음을 멈춘 나는 싸늘한 눈빛으로 서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덕분에 죽지는 않았어요. 정실부인 자리에 오르려면 한참은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
서아현은 안색이 살짝 변했지만 이내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날 다미가 실수로 유골함을 떨어뜨린 일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요. 이렇게 빌 테니 우리 다미 용서해 주시면 안 돼요? 내가 다미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에요.”
“서아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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