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저녁에 나는 고성 별장으로 돌아왔다.
고수혁은 개 병이 나아야 서아현과 함께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집에 도착했을 때 그들도 어느새 와 있었다.
세 사람은 이 세상 제일 행복한 가족처럼 개와 함께 마당을 산책하고 있었다.
내가 돌아오는 것을 본 다미는 일부러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개의 줄을 놓아버렸다.
흰색 레트리버는 갑자기 ‘멍멍’ 짖으며 나에게 달려오자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릴 때부터 개를 무서워했던 나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내 등 바로 뒤에 수영장이 있었다.
그렇게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며 순간 물보라가 튀었다.
깊은 가을밤 수영장의 물은 너무 차가웠다.
나는 수영을 할 줄 알았지만 수영장에서 기어 나올 때는 온몸이 흠뻑 젖었고 얇은 드레스 천이 몸에 달라붙어 고수혁과 그의 애인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졌다.
눈앞의 남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다미는 기쁜 듯 박수를 치더니 웃으며 소리쳤다.
“하하, 젖은 닭이야! 젖은 닭!”
다미가 충분히 놀린 후에야 서아현은 딸을 약간 혼냈다.
“다미!”
다미는 그제야 행동을 멈췄지만 얼굴에 자랑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녀석의 못 된 모습에 나도 똑같이 수영장에 밀어 넣어 모욕을 느끼게 하고 싶었지만 차마 아이에게 손을 대지 못했다.
서아현이 겉으로 미소를 지으며 내 앞으로 걸어와 사과했다.
“세영 씨, 미안해요. 다미가 장난치는 걸 워낙 좋아해요. 아이들이라... 세영 씨는...”
서아현의 말이 끝나기 전에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 수영장에 던져버렸다.
“악!”
서아현이 허우적거리며 소리쳤다.
“오빠, 살려줘, 제발... 살려줘!”
옆에서 이 모습을 본 다미는 나를 한 번 노려본 뒤 고수혁에게 재촉했다.
“아빠, 빨리 엄마 구해줘요! 엄마 이러다 물에 빠져 죽겠어요!”
조금 전까지 내가 물에 빠졌을 때도 냉담하게 지켜보던 고수혁은 손에 쥐고 있던 염주를 다미에게 건넨 뒤 서아현을 구하러 직접 수영장에 뛰어들었다.
영웅이 미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