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손강수는 더 이상 내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지 못했다.
지금 밖에는 기자들이 바글바글했고 내가 고수혁과의 관계, 서아현과의 관계까지 다 폭로해버리면 고성 그룹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마침내 손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와 함께 올라가시죠.”
그는 나를 대표이사실이 있는 최상층으로 데려가더니 말했다.
“사모님,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제가 먼저 대표님께 말씀드리고 오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를 기다릴 리 없었다.
‘고수혁이 내가 인터뷰하러 왔다는 걸 미리 알면 순순히 응하겠어?’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사무실 안에서 무슨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들어가면 되잖아요.”
이렇게 말한 뒤 나는 서둘러 그의 사무실 문을 향해 걸어갔고 손강수가 뒤에서 말렸지만 이미 한참 늦은 뒤였다.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나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통유리창 앞에서 서아현이 고수혁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얼굴을 그의 등판에 살포시 붙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은 지극히 다정하고 사적인 감정이 가득했다.
내가 비웃는 소리를 내자 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서로 떨어졌고 고수혁의 차가운 눈동자가 곧장 나를 향해 매섭게 날아왔다.
‘고수혁의 멘탈을 너무 과소평가했네.’
이런 상황이면 정신이 멍해져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어야 정상인데 이 남자는 도리어 여자와 꽁냥대고 있었다.
손강수는 당황한 얼굴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고 대표님. 사모님을 막지 못했습니다...”
“둘 다 나가.”
고수혁은 차디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은 나와 손강수 모두에게 한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고 손강수도 나를 억지로 데려갈 수 없었다.
결국 고수혁이 묵인하자 손강수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고 사무실 안에는 이제 우리 셋만 남았다.
나는 장비를 세팅하며 한마디 말도 섞기 싫다는 듯 직설적으로 말했다.
“고 대표님, 지금 인터뷰 가능하신가요? 첫 번째 질문은...”
그러나 그가 먼저 말을 끊었고 차가운 목소리에는 실망감이 묻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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