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그가 이렇게 다정하게 나를 안아준 게 정말 얼마 만이었을까.
넓고 단단한 가슴, 얇은 옷감 너머로 전해지던 강한 심장 박동...
예전 같았으면 그런 온기에 마음이 녹았겠지만 이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가슴은 여전히 따뜻했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차갑기만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그에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고수혁 품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어 눈을 떴을 때도, 그는 여전히 내 뒤에서 날 감싸 안고 있었다.
아직 완전히 잠에서 깨기도 전,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안에 있어요? 저 들어가요?”
고수혁은 다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벌떡 놀라 깨더니 거의 반사적으로 이불을 들춰내 머리까지 죄다 덮어버렸고 나는 그 안에서 숨이 막힐 뻔했다.
답답한 이불 속에서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지금 이 상황은 딱 불륜 현장에서 들킨 애인 같지 않은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법적으로 고수혁의 정식 아내는 나인데 말이다.
아침이라 그런지 고수혁의 목소리에는 아직 잠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분명한 불쾌감도 담겨 있었다.
“다미를 왜 데리고 왔어?”
서아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다미가 어젯밤 아빠 못 봤다고 오늘 유치원 안 간다 떼를 쓰는 거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왔지.”
말을 마치자마자 다미는 벌써 침대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고수혁은 마치 무언가를 숨기듯 내 몸을 이불로 더 단단히 덮었다. 자신의 보물인 딸이 내 존재를 알아챌까 봐 필사적이었다.
그는 병원 침대에는 세균이 많다는 핑계를 대며 서아현에게 다미를 안아 올리게 했다.절대 이쪽으로 오지 못하게 하려는 눈치였다.
자신의 딸에게 엄마 아빠는 늘 다정하게 함께한다는 환상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던 것이다.
다미는 순수한 눈으로 물었다.
“아빠, 어디 아파요? 왜 병원에 있어요?”
고수혁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아빠가 감기에 걸렸는데 다미한테 옮길까 봐 입원한 거야. 다 나으면 바로 집에 갈게.”
하지만 다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럼 아빠 보고 싶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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